터키 국방 "러시아제 S-400 미사일 10월 실전 배치"(종합)
美는 S-400 도입에 불만…나토 동맹 美-터키 간 갈등 재현 우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도입할 첨단 방공미사일 S-400의 터키 내 전개가 오는 10월부터 이루어질 것이라고 터키 국방장관이 8일(현지시간) 자국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밝혔다.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이날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S-400 전개가 10월에 시작될 것"이라면서 "공군이 어느 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더 좋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르 장관은 이어 터키의 러시아제 방공미사일 구매는 이 미사일을 선호해서가 아니라 국민 보호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이 자국 미사일 판매에 어려운 조건을 내 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러시아제 방공미사일을 선택했다는 주장이었다.
터키는 미국이 제시한 패트리엇 공급 조건에는 기술이전 방안이 없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표시해 왔다.
아카르 장관은 그러면서도 "터키와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거래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터키는 오는 7월 러시아로부터 S-400 미사일을 인수해 10월부터 실전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동시에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과 첨단 전투기 F-35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당초 터키에 자국 무기를 공급하는 대신 러시아제 S-400 미사일 도입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미국 측은 터키가 S-400과 F-35 전투기를 함께 운용하면 F-35의 기밀 정보가 러시아 측으로 유출되고 F-35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S-400 도입 중단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S-400 방공미사일은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 전투기도 요격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터키는 구매 조건이 유리하다는 이유를 내세워 미국 무기 도입과 별개로 S-400 미사일 도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터키가 러시아 미사일 도입을 강행할 경우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이 무산될 수 있고, 미국의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에서 규정한 제재를 받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앞서 터키에 대한 특혜 무역 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터키 통상장관은 미국이 특혜 무역 제도를 폐지하면 6천300만 달러(약 716억원)의 관세를 추가로 물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S-400 구매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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