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계약 저지" 대우조선 노조, 산업은행 앞 경찰과 충돌(종합)
5명 공무집행방해 혐의 연행…현대중공업 노조도 합세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김주환 기자 = 상경 투쟁에 나선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산업은행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조원 500여명은 8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집회를 연 뒤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본계약 체결을 저지해야 한다"며 본관 진입을 전격 시도했다.
이들은 진입을 막는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대우조선 노조 산업은행서 경찰과 격렬한 몸싸움…"매각 계약 저지" / 연합뉴스 (Yonhapnews)
노조원들은 앞서 이날 오전 버스 20여대에 나눠 타고 거제 옥포조선소를 출발해 정오께 여의도에 도착했다.
당초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집회한 뒤 청와대로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의 매각 계약 체결 장소가 산업은행으로 확인됐다며 돌연 장소를 변경했다.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해 16개 중대 1천200여명을 종로에 배치했던 경찰은 해당 병력을 모두 긴급히 여의도로 옮겨 상황에 대비했다.
이날 산업은행 진입 시도에 앞서 신상기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부실에 빠진 대우조선을 노동조합 동지들의 피땀으로 정상화했는데, 촛불 정부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가 현대 자본에 회사를 헐값에 갖다 바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3시면 산업은행에서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체결한다"며 "산업은행 철문을 넘고 본계약 장소까지 들어가 오늘 결사의 각오로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지회장은 매각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현장에서 삭발도 했다.
오후 2시30분께는 울산에서 상경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와 대의원 등 간부 100여명이 산업은행 앞 집회에 합류했다.
박근태 현대중공업지부장은 "경영진은 '대우조선이 인수되면 현대중공업이 나아진다'고 주장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합병으로 몸집이 커진 상황에서 일감이 떨어지면 또다시 대규모 구조조정이 찾아올 테고, 한국 노동자가 모두 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 참여한 노조원 5명이 현장에서 경찰측에 폭력을 행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주최측은 "연행된 조합원 5명이 풀려날 때까지 이 자리에서 기다리겠다"며 산업은행 앞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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