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홍남기 "벤처 지원, 창업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제2벤처붐 확산 전략 합동브리핑…"정부주도 대신 민간투자 활성화"
(서울·세종=연합뉴스) 김경윤 정수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벤처 지원대책을 발표하며 "이제까지는 창업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에는 스케일업(성장) 단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벤처붐 확산 전략 합동브리핑에서 "정부가 주도했던 창업지원을 앞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조건부 지분인수 계약(SAFE)을 도입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수시장도 활성화한다.
일시적으로 규제를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와 관련해서는 "1분기 내 20건 이상의 실적이 나올 것"이라며 연내 100건 이상 사례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다음은 홍 부총리,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이번에 특별히 중점을 둔 정책은.
▲ (홍 부총리) 크게 세 가지다. 이제까지는 스타트업 창업에 중점을 두고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면 이번에는 스케일업 단계에 중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했다. 둘째는 정부가 주도했던 창업지원을 앞으로는 일반 국민이나 기업이 민간투자로 참여할 수 있도록 새 제도를 도입했다. BDC, SAFE 등 새 장치를 마련해 민간 창업투자를 활성화한다. 셋째는 M&A를 통한 회수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벤처지주회사를 조기 도입하고 1조원 규모 M&A 전용 펀드 조성, 2천억원 규모 엔젤 세컨더리 전용 펀드를 조성한다.
-- 규제 샌드박스 연내 100건 이상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신청에 비해 허용속도가 느리다는 지적이 있다.
▲ (홍 부총리) 1분기에 20건 이상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본다. 4월에는 핀테크 관련 샌드박스 신청이 105건에 이를 것이고 연말까지 100건 이상 나올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렇게 되도록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
-- 차등의결권 제도 적용 범위는.
▲ (홍 부총리) 차등의결권 제도는 업계에서 수차례 요구한 사안이다. 상법상 1주 1의결권 원칙과는 맞지 않지만, 벤처 업계는 특수성이 있어서 엄격한 요건 아래 한정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방향은 비상장 벤처에 한하고 주주의 동의를 받는 것이다. 창업주 이외 상속·증여가 불가능한 일신전속성을 전제하는 등 엄격한 요건 아래 차등의결권제도 도입을 검토한다.
-- 과거에도 지자체·대학·기업과 함께 다양한 정책을 폈지만, 벤처 붐이 불지 않았다. 이번에는 뭐가 다른가.
▲ (홍 장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했고 이를 통해 상당한 에너지가 쌓였다. 매출 1조원 벤처가 총 11곳이 됐고 유니콘 기업도 2∼3곳에서 지난해 6곳으로 늘었다. 작년 벤처 투자액은 3조4천억원으로 사상 최대액이다. 모태펀드에 1조원 이상 출자가 가능하고 선순환이 막 시작됐다. 에너지가 쌓여있고 정부 정책이 하나의 기폭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 벤처캐피탈도 BDC 운용할 수 있나.
▲ (최종구 위원장) BDC는 미국에 도입된 지 오래됐으나 국내에서는 생소하다. 유망기업을 발굴하는 것이 운영의 핵심이다. 벤처캐피탈은 이 분야에서 오랜 경험이 있어 직접 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BDC는 일반 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펀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장치 등을 고려해서 벤처캐피탈이 집합투자업 인가를 받도록 했다. 인가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산운용사, 증권사와 협업해 BDC 운영에 참여할 수 있다.
-- 최대한 많은 벤처를 지원하는 것이 초점인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투자 유연화가 초점인가.
▲ (홍 부총리) 벤처가 죽음의 계곡을 잘 지나가게 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일부 기업에 시범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붐업을 일으키는 것이 초점이다.
(홍 장관) 많은 기업인이 그동안은 창업, 초기 기업에 지원이 많이 이뤄졌고 스케일업 대책이 부족하지 않았느냐는 이야기를 한다. 기존의 창업대책은 계속하되 부족했던 스케일업 대책을 만들었다. 또 정부가 (벤처에) 직접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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