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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인니 특별경제구역 개발 자문하는 62세 김경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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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인니 특별경제구역 개발 자문하는 62세 김경태씨
코이카 ODA 해외 자문단으로 활동
"삶의 모멘텀 얻기 위해 도전, 도움주고 전문 식견도 생겨 보람"



(자카르타=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00세 시대인데 나이 먹었다고 뒷방 신세로 물러나면 안 되죠.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한 모멘텀을 모색하던 중 봉사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해 참여했습니다."
코이카 ODA 지역 자문단으로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에서 근무해 온 김경태(62) 씨는 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상을 배우며 경력도 활용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덕분에 인생 2막 1장을 멋지게 열었고 매일매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근무한다"고 봉사에 도전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코이카는 해외에서 청년 중심의 봉사단과 시니어봉사단 그리고 현지 정부의 정책자문을 하는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 전자공학과 출신의 김 씨는 삼성전자, IBM, 신세계 INC를 거쳐 IT 분야 벤처회사의 대표이사를 역임 후 컨설팅회사의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하다가 57세에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해외 개도국 자문관 파견에 응모해 인도네시아와 인연을 맺었다.
부임 초기부터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산하의 특별경제구역위원회 사무국에서 자문 역활을 해온 그는 3년 후 임기가 만료돼 귀국했다.
경제구역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마무리를 못 한 게 아쉬웠던 그는 2017년 코이카에서 자문단 모집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지난해 초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온 그는 같은 부서로 재배치됐다.
김 씨는 12개 특별경제구역 개발과 프로모션 및 한-인니 간 협력 프로젝트와 관련한 중재를 하고 구역 내 정보시스템 구축을 돕고 있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을 두루 거치며 성공한 인생을 살던 그가 57세에 돌연 해외 봉사에 나서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그는 "우연히 개도국 자문단에 참가했던 지인의 경험담을 듣고는 무릎을 쳤다. 대한민국 안에서만 뭘 해볼까 고민했는데 새로운 길이 보였다"며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 한 선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자문단 활동을 하면서 부서 직원 전체가 한국의 개발 성공 사례를 배우기 위해 인천과 부산의 경제자유구역청을 방문하는 프로젝트를 주선했고, 한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간 구체적인 협력을 명시한 양해각서 체결의 실무작업을 도왔다.
김 씨는 자문단 활동의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소통'을 꼽았다. 상대의 입장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도움을 주려고 해야지 우리의 성공 방식을 일방적으로 전하려고 해서는 오히려 반발만 생긴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의 성공 방식이 정답이라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역사·문화·사회 환경이 다른 점을 고려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필요하면 스스로 공부를 해서라도 실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소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준으로 현지어를 습득해 눈높이를 맞추려는 현지화 노력과 소통을 중시하면 상대방도 진정성을 믿어준다는 것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봉사 기간 현지 대학의 어학당에서 인도네시아어를 중급수준까지 배웠다. 현지 전통 옷을 즐겨 입는 등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 온 것도 인정을 받는 데 도움이 됐다.
임기 만료를 앞둔 그는 12개 특별경제구역을 한국어로 소개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만들어 한국에 알리고 있다. 외국 기업 투자 시 법인세 혜택 등 투자유치 관련 정보와 인도네시아의 매력 등도 영상에 담았다.
그는 "기회가 되면 다시 자문단에 도전해 인도네시아 경제구역에 한국 기업이 입주할 때까지 돕고 싶다"며 계속 봉사를 하려는 이유에 대해 "나 자신도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한-인니 간 경제 교류를 돕는 컨설팅 관련 창업에 도전할 거라는 김 씨는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나 산업화를 겪은 60살 전후의 세대는 퇴직 후 삶 때문에 고민이 많다"며 "해외 자문단은 축적된 역량과 경험도 살리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청년 봉사단과 자문단이 협업 형태로 해외에서 활동하면 ODA에 좀 더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자문단의 풍부한 경험과 열정이 많은 청년 봉사단이 한 팀이 되면 개도국을 돕는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청년들이 막연한 봉사에서 구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자극도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ak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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