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에 '유관순 열사' 등장 플래시몹
한인 2세들 참가한 청소년 민족대표 33인과 만세팀 '대한독립 만세' 외쳐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대한독립 만세!"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어린 여학생 하나가 태극기를 펼쳐 흔들었다.
청중 속에 있던 청소년 만세팀도 "대한독립 만세!"를 연호하며 태극기를 들고 단상으로 올라갔다.
다른 참석자들도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독립 만세!"를 목청 높여 외쳤다.
3·1절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호주 시드니 스트라스필드 라트비안 하우스는 순식간에 "대한독립 만세" 소리와 태극기의 물결로 뒤덮였다.
참석자들은 시드니 한인 2세들이 재현한 '유관순 열사'와 만세 운동 플래시몹을 통해 100년 전 젊은 그들의 열정과 감격을 맛볼 수 있었다.
광복회 호주 지회(회장 황명하)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노장 세대는 물론 많은 어린 학생들이 참여해서 3·1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황명하 지회장은 "3·1절 100주년 행사를 위해 청소년 민족대표와 만세팀을 미리 선발해서 교육해왔다"면서 "이를 통해 독립 선열들의 겨레 사랑이 젊은 세대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념식 초반에 단상으로 올라가 독립선언서 전문을 이어 낭독한 청소년 민족대표 33인의 목소리에는 격정이 담겨 있었다.
맨 마지막에 민족대표 33인의 이름을 한 명씩 낭독한 노동우(18) 학생은 "그분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오늘의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애국선열들의 열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만세 운동에 참여하겠냐는 질문에 조금도 주저 없이 "당연히 참여해서 역사에 남는 인물이 돼야죠"라고 답하기도 했다.
'유관순 열사'를 재현한 이예송(18) 학생은 "100년 전 사건이지만 3·1정신을 통해 어디에 있든 한국인으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대한독립 만세!" 외침이 좀 날카롭게 들렸다는 지적에 "독한 마음으로 외쳤다. 유관순 열사와 젊은이들이 가벼운 생각으로 만세를 부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진지한 나라 사랑을 닮고 싶다"고 답했다.
100주년 기념식에 이어 3·1 독립운동 희생선열 추념식이 거행됐다. 추념식에는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인 이필주 목사의 증손자 이강호(57)씨가 두 아들과 함께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7살 때 호주로 이민 온 이 씨는 "조국을 위한 증조할아버지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이 자리가 특별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다"면서 "선조로부터 내려온 3·1 운동 정신이 후손들에게 잘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시드니 총영사와 한인회장을 포함 약 300명이 참석해 3·1 독립정신을 기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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