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1천원 '헐값' 전락 아로니아…"재배하느니 뽑아버리겠다"
충북 아로니아 재배 농가 316곳 100만㎡ 과원 정비사업 신청
농가 "근본적 대책 아니다" vs 정부 "시장에서 수급조절 필요"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왕의 열매'인 아로니아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불과 6년 전 1㎏당 3만∼4만원 사이를 오갔던 아로니아 가격이 공급량 급증과 시장수요 급감으로 최근 몇 년새 가격이 1천원대로 곤두박질치면서다.
1일 충북도에 따르면 아로니아 나무를 뽑는데 필요한 비용(1㏊당 600만원)을 지원하는 정부의 과원 정비지원 사업에 신청한 도내 재배 농가는 모두 316곳에 100만1천955㎡다.
지역별로 보면 단양이 136곳에 41만1천40㎡를 차지해 전체의 41%나 됐다.
단양은 아로니아 재배 농가가 390곳 139만㎡에 이르는 도내 제일의 아로니아 재배지다.
그러나 절반 가까이 되는 농가가 이번 과원 정비지원 사업에 신청했다.
신청 농가들은 이르면 이달부터 내달까지 밭에 있는 아로니아 나무를 모두 뽑아낼 예정이다.
사실상 재배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단양군 관계자는 "시장수요가 떨어지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어려워진 농가가 버티지 못하고 정비지원 사업에 신청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단양에 이어 사업 신청이 제일 많았던 곳은 영동 76곳 17만989㎡, 옥천 35곳 11만8천575㎡, 보은 22곳 11만2천7㎡, 괴산 13곳 6만6천251㎡, 진천 10곳 3만3천191㎡이었다.
청주 9곳 3만2천267㎡, 충주 8곳 2만7천700㎡, 제천 5곳 2만401㎡가 그 뒤를 이었다.
음성군은 1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도내 아로니아 재배 농가의 25∼30% 정도가 정비지원 사업을 신청한 것으로 보인다"며 "음성은 재배 농가가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여서 이번에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원 정비사업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며 일부 농가들이 반발하고 있다.
유문철 전국농민회총연맹 단양농민회 사무국장은 "정비지원 사업으로 농가에 지원되는 금액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농민단체들은 FTA 체결의 영향으로 2015년부터 본격화한 분말 형태의 외국산 물량의 국내시장 잠식이 근본적인 가격 폭락의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국산 분말 수입으로 시장 가격이 폭락했고 이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에 정부는 분말 수입 증가로 인해서 국산 아로니아 가격이 하락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단기간에 재배가 확대돼 국내 생산이 과잉됐고 최근 아로니아를 대체하는 다른 건강식품들이 출현하면서 소비가 위축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원 정비사업과 더불어 아로니아 소비 활성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구축하고, 홍보를 집중할 계획"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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