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실 2차장에 통상전문가…'평화경제' 대비 포석인 듯
'남북경협 국면서 한반도경제 주도권 선점 의지' 해석도
김현종 후임 유명희, '여성리더십' 주목…김유근 1차장 현장경험 높이 평가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외교·통일 업무를 관장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에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임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외교·통상 분야에서 쌓은 다양한 현장 경험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부의 외교·통일정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인선 이유를 대신했다.
신임 김 2차장은 주 유엔대사를 지내는 등 외교 분야 업무 경험이 없지 않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 때에 이어 두 차례나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아 한미 자유무역협정 개정 협상을 주도하는 등 대표적 통상전문가로 주로 평가받는다.
그런 그를 2차장에 앉힌 것은 결국, 장기적으로 기대되는 대북제재 완화와 남북경협 국면에서 그의 전문성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앞으로 남북 경협에 속도가 붙으면, 김 차장이 소위 '한반도 평화경제'에서 역할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최근 강조한 '한반도경제 주도권'에 시선이 끌리는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
문 대통령은 2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북한경제가 개방된다면 주변국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텐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북한경제 개방을 염두에 두고 중국과 러시아 등이 기회를 노리고 미국과 일본도 대북 투자 기회를 모색하려는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경제'에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활로 중 하나로 북한경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 대통령으로서는 다자 간 무역·통상 분야 전문가가 필요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 맥락에서, 하노이 담판이 한창 진행되는 시점에 문 대통령이 이 인사를 단행한 건 그만큼 좋은 담판 결실을 기대한다는 거라는 일각의 해석도 뒤따른다.
신남방·신북방 경제를 통해 경제 영토 확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김 차장이 주도적으로 역할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김 차장 후임에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을 임명한 것은 공직생활에 입문한 뒤로 통상 분야에서 활동한 그의 전문성이 고려됐다는 후문이다.
특히 박근혜정부에서 외신대변인을 지냈지만 현 정부에서 요직에 중용된 것에는 여성의 공직 진출 확대라는 문 대통령의 분명한 의지가 녹아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김유근 신임 국가안보실 1차장 인사는 그가 합동참모본부와 육군본부에서 작전과 전력 분야를 두루 경험한 것이 주요하게 고려됐다는 전언이다. 그런 경험이 변화하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대응와 국방개혁을 차질 없이 수행할 능력으로 발휘될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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