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첫 여성 스포츠 아나운서 '데뷔'…여자축구 중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으로 여성이 스포츠 경기를 중계한다고 현지 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사우디에서 열리는 걸프 지역 여자 축구 토너먼트에서 하일라 알파르라즈가 아나운서로 '데뷔'한다.
그의 경기 중계는 축구경기장 장내 방송을 통해 관중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사우디에서는 여성 관중이 축구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었으나 지난해 1월 이를 허용했다. 사우디는 여학교에서 체육시간이 없을 만큼 이슬람권 가운데 유독 여성의 스포츠 활동이 제한된 곳이었으나 2017년부터 본격화한 개혁정책으로 여성에게도 문호가 개방되는 추세다.
라디오 진행자로 일한 경력이 있는 알파르라즈는 현지 언론에 축구와 스포츠와 관련된 용어를 축구 팬인 그의 아버지와 이미 스포츠 아나운서로 일하는 남자 형제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일간 알샤르크 알아우사트에 "사우디 여성이 스포츠 분야에 진출하는 데 선구자가 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며 "내가 첫 여성 해설자로 기용된 것은 소질 덕분이지 여성에 대한 편파적 우대나 정실 인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내 능력으로 나아가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스스로 명성을 쌓겠다"며 "걸프 지역 여자축구에 멈추지 않고 사우디 프로 축구 리그와 국제 경기까지 해설하기를 바란다"고 각오를 밝혔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