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금융자산 사상최대…단기외채 비율 4년 만에 최고
SK·삼성, 외국기업 인수로 투자 늘어…국내 주가 하락으로 금융부채 감소
받을 돈이 더 많아서 순대외채권 사상최대…정부 "외채 건전성 아직 양호"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국내 대기업들의 해외 기업 인수 영향으로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순대외금융자산이 지난해 사상 최대를 찍었다.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4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주요국과 견줘 외채 건전성은 아직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27일 발표한 '2018년 말 국제투자 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말 한국의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1조5천205억달러로 1년 전보다 589억달러 늘었다.
거꾸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액(금융부채) 잔액은 1조1천75억달러로 924억달러 줄었다.
자산은 늘고 부채는 감소하며 순대외금융자산은 4천130억달러로 1년 새 1천513억달러 늘었다. 순대외금융자산은 역대 최대였다.
한은 관계자는 "삼성의 하만 인수, SK하이닉스[000660]의 도시바 인수 등이 대외금융자산으로 잡혔다"며 "대외 금융부채에는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도 포함되는데, 작년에 국내 주가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금융부채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19.7% 하락했고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4.2% 약세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대외금융부채 증감 가운데 거래 요인은 422억달러 증가로 나타났지만 환율·주가 등 변동에 따른 변화 폭인 비거래 요인은 1천346억달러 감소였다.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가 늘어났지만 주가, 환율 때문에 대외금융부채가 줄었다는 얘기다.
대외채권·채무 가운데 주식 등을 빼고 확정 채권·채무만을 대상으로 볼 경우 대외채권은 307억달러 증가한 9천81억달러, 대외채무는 286억달러 늘어난 4천406억달러였다.
외국에서 받을 돈(대외채권)과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의 차이를 나타내는 순대외채권은 4천675억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였다.
대외채무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작년 말 5천776억달러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90억달러 증가했다.
단기외채를 준비자산으로 나눈 단기외채 비율은 31.4%로, 2014년 32.0%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전체 대외채무 가운데 단기외채 비중도 28.7%로 2012년(31.3%) 이후 가장 높았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기축통화국은 준비자산이 적기 때문에 단기외채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높다"며 "기축통화국이 아닌 중국도 31.9%, 터키도 110%로 우리나라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단기외채 비중, 단기외채 비율이 모두 상승했으나 여전히 30% 내외로 안정적인 수준"이라며 "미중 무역협상,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정부는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porqu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