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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천국' 보츠와나 밀렵 심각"
보츠와나 정부, 반려동물 사료로 코끼리 사냥 허용하나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천국'으로 알려진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밀렵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 코끼리 보호단체 '국경 없는 코끼리'(Elephants Without Borders)는 보츠와나 코끼리 서식지를 대상으로 항공 실태 조사를 나선 결과, 코끼리 사체가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 지역 밀렵이 매우 중요한 문제로 부각했다고 밝혔다고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단체 설립자 겸 이사 마이크 체이스는 "보츠와나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코끼리 밀렵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태 조사가 절반쯤 진행됐던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거의 90마리의 코끼리 사체를 눈으로 확인했을 정도로 코끼리 밀렵의 수준이 "전례가 없을 정도"였다고 체이스는 강조했다.
그는 조사를 마무리하고 작성한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끼리 보호구역 주변에서 밀렵 조직이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밀렵이 주로 자행되고 있는 4곳의 코끼리 밀렵 행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체이스는 94마리의 코끼리가 밀렵으로 갓 희생되는 등 모두 157마리가 밀렵꾼들의 손에 잔혹하게 숨졌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밀렵꾼들에 의해 죽은 코끼리는 400마리를 넘지만, 시간과 조사 요원 부족 등으로 밀렵 코끼리 사체를 모두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코끼리 밀렵이 극성을 부리고는 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며 이 단체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보츠와나 정부는 성명을 통해 "단체의 이번 보고서를 보면 2014년 이 단체가 진행한 조사 이후 코끼리 개체 수에 큰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다"면서 조사 방법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코끼리 밀렵이 아프리카에서 개체 수가 가장 많은 보츠와나 코끼리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보츠와나에는 13만 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아프리카 서식 전체 코끼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보츠와나 정부는 코끼리 밀렵을 금지한 상태지만, 반려동물용 코끼리 사료 통조림 제조를 허용할 것으로 보여 코끼리 밀렵꾼들을 자극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보츠와나 정부는 코끼리 밀렵 금지 관련 규정 폐지와 사료 통조림 제조를 위한 코끼리 사냥 허용을 위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이미 제출했다.
모크위치 마시시 대통령은 "보고서 내용은 국민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체이스는 보츠와나 코끼리 사냥 할당량을 정하는 것은 코끼리 개체 수 변화에 주된 요인이 되지 않지만 반대로 이런 정책이 코끼리 천국으로 알려진 보츠와나의 명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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