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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상자서 출발한 北디자인 컬렉션…섬세함·인간미"
'영국에서 온 메이드인조선'展 기획한 수집가 니컬러스 보너 방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993년 평양을 처음 찾은 영국인 니컬러스 보너는 북한 그래픽 디자인의 독특한 매력을 알아봤다. 중국 베이징으로 이주해 북한 전문 여행사를 설립한 보너는 수없이 북한을 드나들며 다양한 일상품을 모았다.
서울 종로구 연건동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영국에서 온 메이드 인 조선'은 보너가 25년간 모은 일상품 약 1만점 중 200여점 디자인을 소개하는 자리다.
전시를 기획한 보너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초기 컬렉션은 사탕 상자들이었다"라면서 "절제된 색상으로 가득한 나라에서 알록달록하면서 빛나는 밝은 색상의 상자들은 제 눈길을 끌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정기적으로 매달 평양과 다른 지방들을 여행하면서 길지 않은 시간에도 중요한 컬렉션을 일궜죠."



서커스 관람권부터 렌티큘라 엽서, 만화책, 포스터, 사탕 포장지, 통조림 라벨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출품작은 북한 시각문화를 보여준다. 이는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북한인 일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보너는 북한 그래픽디자인 매력으로 '섬세함'과 '인간미'를 꼽으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유행이 달라지면서 손으로 직접 그리고 칠한 북한 그래픽 디자인이 주던 섬세함과 아름다움은 더는 찾아볼 수 없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보너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북한과 연관된 프로파간다적 이미지 때문에 애매하게 남아있는 감정을 정리하고 섬세함과 인간미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라면서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흑백을 보는 것 이상을 요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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