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서관 "유튜브 핵심은 돈벌이 아닌 퍼스널 브랜딩"
"전 '재미주의자', 트렌드 따르며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유튜브의 신(神)으로 불리는 사나이, CJ ENM 다이아TV 파트너 대도서관(본명 나동현·41)의 이름 앞에는 '연봉 17억', '구독자 190만명' 같은 수식어가 늘 붙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난 그저 '재미주의자'일 뿐, 유튜브를 돈벌이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유튜브의 핵심 가치도 돈벌이가 아닌 '퍼스널 브랜딩'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최근 강남구 삼성동 자택 겸 작업실에서 만난 대도서관은 국내에 아직 개인방송의 수익모델도 없던 시절,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1인 미디어를 시작했다. 그것도 구독자를 늘리는 데 지름길로 여겨지는 선정성이나 욕설을 지양하면서 정제된 전문 콘텐츠로 한 우물을 묵묵히 판 결과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2010년쯤 해외에서는 유튜버 수익모델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었죠. 그러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잘됐고, 수익도 냈어요. 거기서 중요한 건, 다들 일반인도 그렇게 할 수 있는 생각을 못 했어요. 하지만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기성 언론이나 플랫폼에도 들어오는) 대규모 광고 시장이 진입한다면 업계가 훨씬 커질 거라고 예측했죠. 광고 규모가 그 플랫폼의 규모를 말해주니까요. 그래서 더욱 좋은 문화를 만들어놔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욕설 등을 지양한 이유죠."
대도서관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돈도 잘 벌어야 후속 주자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이 대부분 착각하는 게 '조회 수대로 돈을 받는다'는 것"이라며 "유튜브는 다양한 알고리즘과 시청시간 등으로 단가를 따로 매긴다. 이목을 끌려고 조회 수에만 목을 매면 롱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개인방송 외에도 인터뷰, 강연, 매체 방송 출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에게 시쳇말로 '덕업일치'(좋아하는 것과 일이 일치하는 것)가 아무리 좋다지만 힘들지 않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저었다.
"가욋일이 힘들긴 한데 유튜브하는 거는 전혀요.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 떨듯, 하루를 마무리하는 의식 같은 거라서요."
주6일 생방송을 몇 년째 고수하는 '대가'다운 답변이었다.
예능부터 드라마까지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 중인 그는 "방송과 1인 미디어 결합은 앞으로도 있을 현상이지만 방법 면에서는 과도기라 아직은 1인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방송사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방송가에도, 연예인들에게도 2019년은 1인 미디어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1인 미디어가 방송에 가기도, 연예인들이 유튜브로 오기도 하니까요. 스타들이 과거에는 유튜브의 가치를 잘 몰랐지만, 지금은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거든요."
그는 그러면서도 "유튜브는 TV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지만 TV는 그렇지 못하고, TV는 개인이 아닌 팀플레이라 서로 다른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끊임없이 콘텐츠를 만들어내면 스스로 '소모'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을까.
대도서관은 "트렌드가 바뀌는만큼 콘텐츠는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다"며 "제가 주로 하는 게임 콘텐츠 역시 트렌드가 있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낼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공부도 많이 한다. 지금 작곡, 프로듀싱을 배우는데 제가 유튜브에서 쓰는 음악을 직접 만들고 싶은 욕심 때문"이라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는 장기 목표에 대해서는 "제 퍼스널 브랜드를 갖고 여러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 특히 집이 아닌 야외에서 방송하고, 캐릭터 사업 같은 것도 병행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저는 정말 '재미주의자'다. 늘 재밌는 것을 하고 싶다" 말했다.
그가 꾸린 엉클대도라는 회사 역시 다양한 사업을 하기 위한 버팀목이다. 12명 직원으로 구성된 엉클대도는 '1인 미디어 전문가 집단'이다. "주중 5일, 매일 8시간만 채우면 언제 출근하든 퇴근하든 상관없어요."
대도서관은 인터뷰 내내 퍼스널 브랜딩을 강조했다. 인터뷰 마지막도 역시 퍼스널 브랜드에 대한 얘기였다.
"내가 속한 단체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값어치를 올리는 게 중요한 시대죠. 그걸 위해 가장 효율적인 플랫폼이 유튜브라 생각합니다. 취업과도 관련 있어요. 예전에는 구인자가 구직자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 학벌 등을 봤지만, 영상을 계속 찍어준다면 그것보다 확실한 증거물은 없거든요. '내가 이 분야에 대한 애정과 전문성이 있다'고 증명할 수 있는 영상요. 1인 미디어가 레드오션이 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lis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