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통장에 비밀번호 적어놨다간…낭패당하기 십상"
강도·절도범들에게 예금 손쉽게 털리는 사례 빈발
경찰 "번거롭더라도 외우거나 통장과 별도 관리해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예금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놨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잇따라 주의가 요구된다.
허술하게 통장 비밀번호를 관리했다가 한 푼 두 푼 모은 재산을 한순간에 날릴 수 있어서다.
경찰은 귀찮고 번거롭더라도 비밀번호를 외워두거나 통장과 별도로 관리해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청주시 상당구 전통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A(32) 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께 통장이 든 가방을 판매대에 잠시 놓아두었다가 낭패를 봤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가방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을 뒤늦게 알고 황급히 은행을 찾았지만 이미 통장에서 70만원이 빠져나간 뒤였다.
화근은 통장 앞표지에 적어둔 숫자 4자리 비밀번호 때문이었다.
절도범 B(54) 씨는 이 비밀번호를 보고 은행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달아났다.
상당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추적한 뒤 B 씨를 붙잡아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15일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에서 강도 행각을 벌이다 경찰에 붙잡힌 C(52) 씨도 빼앗은 통장에 적힌 비밀번호를 보고 돈을 찾았다.
일용직 근로자인 C 씨는 현도면 가정집에 침입, 주인(60)을 폭행한 뒤 통장을 빼앗아 달아난 뒤 4차례에 걸쳐 290만원을 빼갔다.
경찰 관계자는 "농촌 지역 어르신들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통장이나 카드에 적어두다가 범죄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며 "비밀번호는 별도로 메모해 통장과 다른 장소에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경남 진주시 대곡면의 한 마을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통장을 훔친 혐의로 구속된 D(49) 씨도 통장에 비밀번호가 적혀 있어 돈을 쉽게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광주 광산구에서 주차된 차에서 예금통장을 훔친 E(35) 씨도 통장에 적힌 비밀번호를 이용해 160만원을 인출했다.
차상학 청주 상당경찰서 형사과장은 "통장에 비밀번호를 적어두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번거롭더라도 비번은 외워두고 쉬운 숫자 배열로 비밀번호를 만드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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