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신곡보 완전 개방 실험 '제동'…철거 논의는 계속
정책위, '3월까지 개방 어렵다' 잠정 결론…추가 논의키로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생태계 파괴 논란에 휩싸였던 한강 신곡수중보의 완전 개방 실험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에서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낮추면 시민 안전과 시설물 파손 등이 우려된다"며 개방 실험이 단기적으로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철거 논의도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시는 애초 3월 이내에 신곡보를 완전 개방해 수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뒤 철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신곡보는 1988년 2차 한강종합개발 당시 김포대교 하류에 설치된 길이 약 1천m의 수중보다. 한강을 가로질러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과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까지 이른다.
그동안 환경단체들은 신곡보가 한강 생태계를 단절시키고 수질을 악화시킨다며 전면개방 또는 철거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 경우 한강 수위가 낮아져 용수 취수, 선박 운항, 시설물 관리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작년 지방선거 직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신곡수중보 정책위원회를 만들어 보 철거 논의에 착수했다.
작년 10월 위원회는 올해 3월까지 수문을 모두 개방해 수위가 낮아질 경우 한강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뒤 철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가동보의 5개 수문을 모두 열어 현재 2.6m의 수위를 1.4m까지 낮추는 방식이다.
그러나 작년 말 용역 조사 결과 한강수상시설 절반 이상(58.6%)이 이미 강바닥과 거리가 1m 이하로 낮아 수위가 더 낮아질 경우 안전사고의 위험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정책위는 완전 개방 실험이 어렵더라도 철거 논의에 필요한 조사와 검토는 계속 하기로 하고, 조만간 위원 전체의 의견을 정리해 서울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봤을 때 3월 말까지 완전 개방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철거 여부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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