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美시장 없어도 성공" vs 美 "화웨이 제품 쓰지말라"(종합)
화웨이 궈핑 회장 'MWC 2019' 개막 전 기자회견…"화웨이 5G 주도"
"미국이 전 세계 대표하지 않아…각국 이해관계 따라 결정해야"
美, 정부 대표단 보내 "화웨이 제품 쓰지 말아라" 설득 나서
(서울·홍콩=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와 이를 견제하는 미국 정부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궈핑(郭平) 화웨이 순환 회장으로, 그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측의 전방위적인 견제에 맞서 "미국시장이 없어도 화웨이는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이날 'MWC 2019' 개막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행정명령 '위협'을 일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앞서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등은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의 장비를 미국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AFP에 따르면 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런 행정명령은 필요하지 않으며 내려져서도 안 된다"면서 만일 그런 행정명령이 내려지더라도 화웨이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궈 회장은 그 이유로 화웨이가 이미 차세대 이동통신 5G(5세대) 분야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화웨이는 1천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면서 "수익 가운데 미국시장의 몫은 정말로 작다. 그것은 미국시장은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궈 회장은 만일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 제품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조처를 한다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미국의 소규모 통신 업자들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화웨이 제품에 사용자 정보를 몰래 빼내는 장치, 즉 '백도어'가 설치돼 있어 화웨이 장비가 중국 측의 스파이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는 미국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궈 회장은 "우리는 우리의 장비에 결코 백도어를 허용한 적이 없으며, 지금도 허용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는 중국법뿐만 아니라 우리가 영업하는 나라의 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면서 "화웨이는 우리가 영업하는 나라의 어떤 규칙과 규제도 위반하지 않을 것이며, 위반하려 시도하지 않을 것이며, 위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궈 회장은 또 미국이 전 세계를 대표하지 않으며, 화웨이는 각 국가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MWC 2019' 개막식 전날인 24일 신제품 공개행사를 하고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공개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메이트X에는 세계 최초로 7nm 공정으로 제조된 5G 칩셋 '바롱5000'이 탑재됐다.
화웨이는 올해 MWC 행사에 참가한 2천400여 개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전시장을 꾸미고 5G 기술을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화웨이도 폴더블폰 공개…"갤럭시 폴드보다 크다" / 연합뉴스 (Yonhapnews)
지난해부터 화웨이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 정부는 올해 행사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했다.
해마다 미국 정부가 MWC에 관리들을 보내 각국 정부 관료 및 업계 관계자들과 만나게 하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 미국 정부 대표단의 임무는 바로 화웨이를 견제하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특히 미국 대표단은 이번 행사에서 화웨이가 통신장비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한 유럽 지역 국가들을 상대로 총력전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들은 각국 정부 대표단, 통신사 관계자들과 만나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장기적인 안보 위험에 대해 경고하고, 화웨이 대신 핀란드 노키아나 스웨덴 에릭슨 제품을 구매할 것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화웨이를 견제하려는 미국의 노력은 최근 들어 차질을 빚는 모습이라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독일,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으며, 많은 유럽 통신사들이 기술 수준이 높고 가격도 저렴한 화웨이 장비를 지지하고 있다고 명보는 전했다.
명보에 따르면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화웨이 장비의 유럽 진출을 막는 것은 전체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비용도 늘릴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