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천후 중단·3명 공동 선두 극복…태국서만 3번째 우승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올해도 양희영(30)에게 태국은 '약속의 땅'이었다.
양희영은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천576야드)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 우승이다. 2015,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하지 않은 해에도 2016년 공동 3위, 지난해 공동 14위 등 양희영은 태국에만 가면 펄펄 날았다.
왜인지 자신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고 했지만, 태국에서 유독 편안하게 기량을 펼치는 면모가 이번에도 발휘됐다.
호주교포 이민지(23)와 공동 선두로 출발한 이 날 4라운드 전반 그는 5개 홀 연속 버디로 '태국의 강자'임을 재확인했다.
양희영은 4번 홀(파3) 어려운 위치에서 긴 퍼트를 집어넣은 것을 시작으로 무려 5연속 버디 쇼를 펼치며 우승을 향해 전진했다.
2년 전 날씨가 좋지 않은 탓에 하루 31개 홀을 돈다거나, 마지막 날 3라운드 잔여 경기와 4라운드를 모두 치르는 등 힘든 일정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한 그에게 올해도 마냥 쉬운 우승은 허락되지 않았다.

이날 4라운드 10번 홀 그린에 있을 때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된 건 한창 상승세이던 양희영에게도 자칫 악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양희영은 한 시간 뒤 이어진 10번 홀에서 보란 듯이 버디를 잡아내고 3타 차 선두를 지켰다.
하지만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15번 홀까지 이글 2개를 포함해 무려 9타를 줄여 한 타 차로 압박 해왔고, 이민지도 14번 홀(파4) 버디로 공동 2위에 합류하며 양희영의 세 번째 우승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쫓기던 양희영은 14번 홀 보기로 둘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 대회를 앞두고 LPGA 투어 홈페이지 칼럼에서 "그 세대 중 가장 믿고 볼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칭찬받은 양희영의 안정감은 이때 발휘됐다.
3명의 공동 선두가 이어지던 16번 홀(파3) 티샷이 다소 짧았으나 양희영은 그린 밖에서 침착하게 퍼터로 공을 보냈고, 이것이 한참 굴러 그대로 홀로 들어가면서 버디가 돼 위기를 넘겼다.
다시 한 타 차 리드를 잡은 양희영은 18번 홀(파5) 버디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모자에 메인 스폰서 로고 없이 나선 올해 3개 대회만에 뜻깊은 우승을 수확한 그는 '홀수 해 우승' 인연도 한 번 더 이어갔다.
양희영은 2015, 2017, 2019년 혼다 타일랜드 우승 외에 2013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LPGA 투어 통산 첫 승을 신고한 바 있다.
2년에 1승씩 올린 것에 멈추지 않고 올해는 '멀티 우승'에 도전해보겠다는 그의 도전이 '찰떡궁합' 태국에서 힘차게 막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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