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 열차는 출발했다'…北美 '하노이 선언' 조율 박차(종합2보)
의제협상 사흘째 오전 1시간·오후 3시간 논의…오전협의후 비건 '엄지척'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조치와 상응조치 논의 진전여부 주목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이상현 김효정 정빛나 기자 = 북한과 미국은 23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사흘째 '의제' 관련 실무협상을 가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출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양측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하루 두 차례에 걸쳐 회동하며 막바지 비핵화 조치 및 상응조치 협상에 주력했다.
정상회담 합의문 초안 작업을 맡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9시께부터 비건 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한 시간 가량 실무협상을 가졌다.
북미 양측은 짧은 오전 회동 뒤 헤어졌다가 오후 4시40분부터 7시40분까지 재차 파르크 호텔에서 만나 3시간 가량 협의를 이어갔다.
북한 측에서는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등 대미 협상의 '베테랑'들이 동행했다. 실무자로 보이는 북측 인물이 협상 중간 다시 영빈관에 왔다가 회담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하루에만 양측이 두 차례에 걸쳐 4시간 가량 대좌하며 '의제' 협상에 주력한 것이다.
앞서 양측은 21일 오후, 22일 낮과 저녁에도 비건 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에서 만나이틀간 총 12시간 가량에 걸친 '마라톤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이로써 양측은 주말까지 쉼없이 사흘 연속 마주한 셈이 됐다.
사흘 연속해 북한 측이 미국 측 숙소를 찾아간 것으로, 시설의 보안성 및 편의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이어진 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평화선언, 연락사무소 개설 등 비핵화 조치 및 상응조치를 정상회담 합의문에 어떻게 담을지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번 앉으면 4∼5시간 가량 회동했던 앞선 협상들과는 달리 이날 오전 협상의 경우 일단 한 시간 만에 첫 접촉이 마무리되면서 일부 의제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와 관련 비건 대표가 이날 오전 협상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해 호텔을 나서며 취재진에 엄지를 치켜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교적 짧은 시간에 오전 협상을 마친 뒤 미측 대표가 언론을 향해 이례적으로 여유있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협상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의제협상'과 함께 '의전' 관련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이날 오후 다시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을 찾아 정상회담장 최종 점검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베트남행 일정과 동향도 공개되고 있다.
이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북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오후 5시에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해 하노이로 향했다고 전했다
앞서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2일 정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위해 25일 하노이로 출발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전날 하노이에 도착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 측 당국자들은 수석대표 및 실무급에서 면담 등을 통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 일시나 방식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대표단은 일단 24일 오후까지는 미국 측과의 협의에 집중할 방침이다.
hapy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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