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단체 "사회 안전망을 민영화하려는 것…타협 여지 없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연금개혁안을 연방의회에 제출한 데 맞춰 노동계가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노동단체들은 "정부가 내놓은 연금개혁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하위 소득층과 빈곤층에 피해를 가중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브라질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개 노동단체는 전날 상파울루 시내에서 집회를 열어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공동명의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전국적인 반대 집회와 시위, 총파업도 예고했다.
행사를 주도한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사회 안전망을 민영화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런 내용이라면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라질중앙노조(CSB)의 안토니우 네투 위원장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전임자인 미셰우 테메르 전 대통령 정부보다 후퇴한 것"이라면서 "연금수령자들의 허리띠만 졸라매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연방의회를 직접 찾아가 호두리구 마이아 연방하원의장에게 연금개혁안을 제출했다.
연금개혁안은 연금 수령 최소 연령을 남성 65세, 여성 62세로 했다. 현재 남성 60세, 여성 56세인 연금 수령 연령 조정은 내년부터 12년간 단계적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2031년부터 남성 65세, 여성 62세로 바뀐다는 의미다.
연금 최소 납부 기간은 현행 15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났고, 근로 기간이 40년을 넘어야 연금을 100%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브라질 정부는 연금개혁이 이뤄지면 앞으로 10년간 최소 1조1천600억 헤알(약 350조 원)의 지출 축소 효과를 내면서 재정적자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금개혁안은 연방하원 사법위원회와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연금개혁안이 하원 전체회의 표결을 통과하려면 의원 513명 가운데 5분의 3(308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연금개혁안이 연방하원을 통과하면 연방상원으로 넘겨져 별도의 심의·표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마이아 하원의장은 연금개혁안 심의·표결 절차가 최대한 빨리 진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으나 상임·특별위 심의 일정 등을 고려하면 전체회의 표결을 위한 준비는 6월 초에나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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