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었다 펴는' 폰 시대 열린다…삼성, 갤럭시폴드로 선공(종합)
삼성에 이어 다음주 MWC서 화웨이·샤오미 폴더블폰 공개
얇은 두께·내구성 등에 관심…콘텐츠와 가격이 시장 안착 변수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스마트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폴더블(Foldable)폰 대전이 시작됐다.
삼성전자[005930]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다음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에서 이에 맞설 폴더블폰을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완성도 높은 폴더블폰으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과시하고 세계 시장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폴더블폰이 초기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얇은 두께와 내구성에 더해 콘텐츠 생태계 등을 갖출 것이 과제로 꼽힌다.
'갤럭시 폴드' 등장에 쏟아진 환호…3분할 멀티태스킹에 탄성 / 연합뉴스 (Yonhapnews)
◇ '인폴딩' 삼성전자·'아웃폴딩' 화웨이·'더블폴딩' 샤오미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갤럭시 폴드는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다. 이 때문에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 겉면에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가 따로 달린다. 펼쳤을 때는 7.3인치 크기로 이용할 수 있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이용할 수 있고, 펼치면 큰 화면을 이용해 다양한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갤럭시 폴드를 접은 채로 커버 디스플레이에서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확인하다가 펼치고 나서도 보던 화면을 중단 없이 연속해서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펼쳤을 때는 화면을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멀티 태스킹'에 유용하다.
반면 화웨이와 샤오미가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공개하는 폴더블폰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다. 아웃폴딩 방식은 기기가 접힐 때 곡률 반경이 인폴딩 방식보다 크고, 인폴딩 방식처럼 화면 바깥 디스플레이를 따로 만들지 않아도 돼 인폴딩보다 구현하기 쉬운 것으로 평가된다.
화웨이가 전 세계 미디어와 파트너사에 보낸 초청장을 보면 'V'자로 접힌 디스플레이 바깥쪽으로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형상으로 이를 암시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제품은 접었을 때 5인치, 펼쳤을 때 8인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도 24일 폴더블폰을 시제품 형태로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샤오미 폴더블폰은 양쪽 끝을 잡고 바깥쪽으로 접는 '더블 폴딩' 방식으로, 샤오미는 자사 폴더블폰이 '최초의 더블폴딩' 방식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얇은 두께와 내구성 확보가 과제…배터리 용량에도 관심
삼성전자에 앞서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로욜'도 작년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 파이'를 내놨지만, 시장의 호의적인 반응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디스플레이가 완전히 접히지 않아 구부리는 수준인 데다, 반으로 접으면 두께가 15mm가 넘고 무게도 320g이나 돼 휴대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의 접히는 부분의 곡률 반경이 매우 작아 제품이 구부려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접힌다고 설명했다. 새로 개발된 힌지(Hinge) 기술을 적용해 책처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화면을 펼칠 수 있고, 화면을 접을 때도 평평하고 얇은 형태가 된다는 것이다.
또, 유리 소재 대신 새로운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를 개발해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약 50% 정도 얇은 디스플레이를 구현했다고 했다.
다만 제품 두께, 무게 등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두께, 무게 등이 일반 스마트폰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적으로는 접었을 때 두께 10mm, 무게 200g대 수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9 두께가 8.8mm, 무게가 201g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수십만번을 접었다 펴도 제품이 변형되지 않는 내구성을 갖췄다고 설명했으나 실제로 여러 번 접었을 때 내구성이 충분히 확보됐을지도 관건이다. 아웃폴딩 방식을 선택한 중국 업체들은 제품 바깥면에 디스플레이가 노출되기 때문에 내구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사용 경험에도 관심이 쏠린다.
갤럭시 폴드는 당초 용량이 6천mAh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밝혀진 용량은 4천380mAh에 불과했다. 갤럭시노트9(4천mAh)보다 380mAh 많아진 데 그쳤고, 최근 출시한 중저가폰 갤럭시M20(5천mAh)보다도 용량이 적다.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실제 써봐야 알 수 있겠지만 자유롭게 대화면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삼성 폴더블폰 4월 26일 출시…200만원 넘는 '초고가'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며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전자는 4월 26일에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화웨이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올해 6월까지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샤오미 폴더블폰은 출시 일정이 확인되지 않았다.
폴더블폰 보급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아직 일반 소비자들의 폴더블폰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고, 초기에는 새로운 유저 인터페이스(UI)에 친숙함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외에도 앱 개발자들이 폴더블폰을 지원하는 다양한 앱을 얼마나 빠르게 개발해서 내놓느냐가 초기 시장 정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싼 가격도 강력한 장애물이다.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1천980달러(약 222만원)부터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폴더블폰 가격을 200만원이라고 치면 4인치 스마트폰과 7인치 태블릿을 구매하는 비용보다 100만원 이상 많다"며 "접힌다는 것만으로 소비자의 지불 의향을 끌어내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애플 아이폰이 초고가 정책으로 판매량이 많이 떨어진 것을 봤을 때 너무 비싼 가격을 책정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200만원을 기준으로 가격 책정에 고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폰 스마트폰 출하량은 300만대 수준으로 예상된다. 출하량은 2020년 1천400만대, 2021년 3천만대, 2022년 5천만대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한 해 스마트폰 시장 규모(15억대 수준)를 감안했을 때는 미미한 수준이다.
SA는 적은 출하량에도 비싼 가격 덕에 폴더블폰 매출이 올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매출의 1%(20억달러)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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