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 앞바다서 암초에 걸린 어선에 선장 미탑승(종합 2보)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시 한림읍 해상에서 좌초됐다가 구조된 어선이 선장 없이 출항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선장 없이 어선을 운항한 혐의(선박직원법 위반 등)로 한림 선적 유자망 어선 H호(39t·승선원 10명)의 선주이자 선장인 박모(66)씨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조기잡이를 위해 제주시 한림항을 출항하는 H호에 승선하지 않은 채 선박을 운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위반 사실은 H호가 20일 새벽 4시 52분께 한림항으로 돌아오다가 좌초돼 해경에 구조되면서 드러났다.
해경은 H호 구조 후 출항 시 신고된 승선원 명단과 실제 탑승 명단이 다른 점을 발견하고, H호가 선장 없이 출항한 사실을 적발했다.
선박직원법에 따르면 선주는 선박의 항해구역과 추진기관의 출력 등을 고려해 선박직원의 승무 기준에 맞는 해기사를 승선시켜야 한다. 20t 초과 선박의 경우 기관사 자격증과 항해사 자격증을 각각 가진 선장과 기관장 2명이 의무적으로 탑승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당시 H호에는 자격증을 가진 기관장만 탑승하고 있었다.
박씨는 최초 해경 조사에서 "20일 오전에 병원에 갈 일이 있어 배에 탑승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박씨를 입건할 방침"이라며 "현재 승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한림 앞바다서 어선 암초에 걸려…인명피해 없어 / 연합뉴스 (Yonhapnews)
앞서 20일 오전 4시 52분께 제주시 한림읍 수원포구 북쪽 50m 해상에서 H호가 좌초돼 기울어지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사고로 H호 기관실이 1m가량 침수되고, 선체가 우측으로 30도가량 기울어졌다. 다행히 좌초 지점 수심이 약 1m로 얕아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경은 밀물로 수심이 깊어지자 이초 작업을 실시하고 오전 9시 40분께 다른 민간어선의 도움을 받아 H호를 한림항으로 예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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