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영화 '죠스' 주인공 백상아리 게놈지도 완성
미국 등 국제공동연구팀 "유전적 적응 변화로 유전체 안정성 유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화 '죠스'(Jaws)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인 백상아리의 유전체 지도가 완성됐다.
미국 코넬대와 노바사우스웨스턴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19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학술원회보'(PNAS)에서 지구에서 가장 큰 포식 어류인 백상아리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 DNA 수리 등 유전체 안정성 유지를 가능케 하는 유전적 특징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백상아리는 몸길이가 최고 6m, 체중이 3t 이상 나갈 정도로 거대한 몸집과 톱니 같은 날카로운 이빨을 가져 바다에서 공포 대상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어 멸종 우려가 제기되는 종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46억3천만쌍의 염기로 사람 유전체보다 1.5배가 큰 백상아리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를 대백상어와 인간 등 다양한 척추동물 유전체와 비교했다. 그 결과 백상아리 유전체의 58.5%는 반복 염기서열이었고, 유전자 수는 2만4천520개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백상아리 유전체의 엄청난 크기뿐만 아니라 거대한 몸집을 가진 이 생명체가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배경이 된 유전적 변화들도 다수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수의 유전자에서 DNA 손상 등을 수리하는 분자적 적이응을 일으키는 특정 DNA 염기서열 변화들을 확인했다.
반복 염기서열이 많은 큰 유전체는 DNA 손상 등으로 불안정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는데 이런 불안정성은 사람의 경우 암과 노인성 질환 등을 일으킨다.
DNA 수리 등과 관련된 유전자에서 일어나는 염기서열 적응 변화는 이런 문제를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백상아리 유전체에는 이런 적응변화가 일어난 유전자가 놀라울 정도로 많다며 이 연구 결과는 상어가 어떻게 5억년 동안이나 번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 이 연구에서는 상처 치유 경로와 관련된 유전자들에서도 흥미로운 진화적 적응이 일어났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상어는 상처가 났을 때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치유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동교신저자인 노바사우스웨스턴대 마흐무드 시브지 박사는 "유전체의 불안정성은 사람의 많은 질병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 연구 결과는 자연이 거대한 몸을 가지고 오래 번성해온 상어에서 유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똑똑한 전략을 개발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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