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과학교류에 불똥…中'양자의 아버지' 방미 무산
미, 비자거부로 학회 참석 좌절…日신문 '무역마찰, 과학교류에도 파급'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양자역학 원리를 응용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위성암호통신을 성공시킨 중국 최고의 물리학자 판젠웨이(潘建偉) 중국 과학기술대학 교수의 미국 학회 참석이 좌절됐다. 미국 정부가 비자발급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판 교수는 17일까지 워싱턴에서 열린 세계 최대급 과학자단체 미국과학진흥회(AAAS) 올해 연차총회에 참석, 이 단체가 주는 상을 받고 강연할 예정이었다.
무역마찰의 영향으로 미국내에서 중국으로의 지적재산권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교류분야도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은 모양새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지적했다.
중국에서 '양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판젠웨이는 2016년 중국이 쏘아 올린 세계 최초의 양자위성통신 '묵자(墨子)호'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약 1천200㎞ 떨어진 곳에서 양자암호를 이용한 위성통신에 성공했다. 2017년 발표된 그의 논문은 그해 AAAS 선정 최우수논문으로 뽑혔다. 중국인 과학자로는 최초의 사례였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도 양자얽힘의 공간적 거리가 1천200㎞에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증명했다며 중국의 실험성과를 확인하고 판젠웨이를 2017년 '올해의 과학인물 10인'중 한명으로 선정했다.
수잔 옥스필드(Susan Hockfield)) AAAS 회장은 "(판 교수가) 비자문제로 (미국에) 건너올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판 교수 강연은 취소됐다. 대신 판 교수가 보내온 메일이 소개됐다. 그는 메일에서 "앞으로 10년이면 양자통신위성망이 세계를 누비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국무부는 판 교수 비자발급과 관련한 아사히 신문의 취재에 "비자기록 공표는 법으로 금지돼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양자과학은 암호분야 외에 PC 처리능력 향상, 인터넷 통신속도의 비약적 제고,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레이더 개발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연방의회는 작년 말 양자과학에 향후 5년간 12억 달러를 투입토록 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또 기술유출을 우려해 미국 상무부가 검토중인 첨단제품 수출제한 14개 분야에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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