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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폴란드, 또 '홀로코스트' 갈등
네타냐후 "폴란드인들 나치에 협력"…폴란드 총리, 이스라엘 방문 취소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 폴란드인들이 가담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발언에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가 예루살렘 방문을 취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요안나 코프친스카 폴란드 정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모라비에츠키 총리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방문 취소 결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18∼19일 예루살렘에서 열리는 비셰그라드(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4개국) 정상회담 참석차 이스라엘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야체크 차푸토비치 외무장관을 대신 보내기로 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4일 미국 주도로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열린 중동문제 콘퍼런스 참석 중 이스라엘 언론에 "폴란드인들이 나치에 협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이스라엘 언론은 네타냐후 총리가 '폴란드인들'(Poles)이 아니라 '폴란드 국민'(The Poles)을 언급한 것으로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폴란드인들'이라는 표현은 일부 폴란드인이 유대인 학살에 참여했다는 것을 시사하지만 '폴란드 국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 폴란드 국민 전체에 책임이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이에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해당 언론사가 총리의 발언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정정기사가 나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폴란드 정부는 지난 15일 안나 아자리 주폴란드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해 해당 발언의 정확한 의미를 물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17일 폴란드 P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자리 대사는 네타냐후 총리가 나치에게 협력한 폴란드인의 개별 사례를 언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폴란드와 이스라엘은 폴란드가 지난해 제정한 '나치 부역 부정법'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다.
폴란드 정부는 유대인 학살에 폴란드가 관여했다고 비난하면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나치 부역 부정법을 제정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징역형 조항을 삭제했다.
폴란드인 다수는 나치 점령 기간 수천 명의 폴란드인이 유대인 학살에 협력했다는 연구결과를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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