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우파 집권당 안팎서 작년 선거자금 유용 의혹 불거져
사법당국 수사 착수할 듯…일부에선 보우소나루 정부 출범초 위기로 해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우파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을 둘러싸고 지난해 연방·주 의원 선거자금을 유용했다는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연방검찰과 연방경찰이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질 주요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지난 4일 사회자유당 소속 마르셀루 아우바루 안토니우 관광장관이 지난해 선거에서 4명의 주의원 후보에게 선거자금으로 27만9천 헤알(약 8천500여만 원)을 지원했다고 신고했으나 사용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우 장관은 당시 사회자유당의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 지역 당 위원장이었다.
후보 4명의 득표수가 모두 합쳐 2천여 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짜 후보' 논란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이 신문은 이어 지난 10일에는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에서 사회자유당이 한 여성 연방하원의원 후보에게 40만 헤알을 선거자금으로 지원했으며, 이 후보는 자금의 95%를 특정 인쇄업체에 지급했다고 신고했으나 알고 보니 유령업체였다고 보도했다.
이 후보가 선거에서 얻은 표는 274표에 불과했으며 역시 '가짜 후보'논란에 휩싸였다.
이 같은 보도가 이어지면서 선거 당시 사회자유당 대표였던 구스타부 베비아누 대통령실 공보비서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가 지난해 선거를 총괄 지휘했고 선거자금 배분에 대한 최종 결정권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일단 베비아누를 유임시키고 아들 카를루스에게 더는 국정에 개입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사태를 일단락했다. 연금개혁 등 주요 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논란을 두고 일부에서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출범 초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카를루스 보우소나루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베비아누를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베비아누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법무장관에게 이번 사건 수사를 지시하는 등 그에 대한 신뢰를 접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또 다른 유력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사회자유당의 현 대표인 루시아누 비바르 연방하원의원이 지난해 선거 기간에 자기 아들 회사에 25만 헤알을 지급했다고 보도했다.
비바르 의원은 "선거 캠페인에 사용할 동영상 홍보물을 제작하는 비용으로 지급한 것이며 정상적으로 영수증 처리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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