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여고생 성폭행 사망' 10대들 1심서 최고 징역 5년
강간 혐의만 인정…"사망 가능성 예상하고도 방치했다 볼 수 없어"
(영광=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여고생에게 술을 먹여 성폭행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들이 1심에서 최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들이 의도적으로 피해자에게 술을 마시게 해 강간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방치하고 모텔을 빠져나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광주지법 형사11부(송각엽 부장판사)는 15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치사,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A(18)군에게 단기 4년 6개월∼장기 5년, B(17)군에게 징역 2년 6개월∼징역 5년을 선고했다.
8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군 등은 지난해 9월 13일 새벽 전남 영광군 한 모텔 객실에서 C(사망 당시 16세)양에게 술을 먹여 성폭행한 뒤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미리 게임 질문과 정답을 짜놓고 숙취해소제까지 마신 뒤 피해자를 불러냈다.
이들은 소주 6병을 사서 모텔에 투숙했으며 게임을 하며 벌주를 건네는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한 시간 반 만에 3병 가까이 마시게 했다.
이후 피해자가 만취해 쓰러지듯 누워 움직이지 않자 순차적으로 강간하고는 모텔을 빠져나왔다.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추정됐으며 혈중알코올농도가 0.4%를 넘었다.
재판부는 "A군 등은 의도적으로 만취한 피해자를 강간하고 실신한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 없이 동영상 촬영까지 해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피해자가 숨져 유가족의 고통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치사죄는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해자의 사망을 예측할 수 있어야 책임을 물을 수 있다. A군 등이 피해자에게 술을 먹인 뒤 방치하고 모텔을 떠난 것은 사실이지만 병원에 옮길 만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등 사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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