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전쟁' 수위 높이는 브라질…伊 마피아 처리 방식 적용
대형 범죄조직 우두머리급 수감자 22명 연방교도소 이감해 철저하게 격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범죄와 전쟁' 수위를 높이는 방안의 하나로 이탈리아 사법당국의 마피아 처리 방식을 본떠 대형 범죄조직의 우두머리급 수감자들을 철저하게 격리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침에 따라 브라질 정부는 상파울루 주 내륙지역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대형 범죄조직 PCC의 우두머리급 수감자 22명을 수도 브라질리아와 중서부 포르투 벨류 시, 북동부 모소로 시에 있는 연방교도소로 이감했다고 브라질 언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감된 수감자 가운데는 PCC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마르쿠스 윌리안스 에르바스 카마슈(51·일명 마르콜라)도 포함됐다. 마르콜라는 사실상 종신형인 징역 33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브라질 정부가 이들을 이감한 것은 외부 조직원들과 연락해 탈옥과 교도소 폭동, 교도관 습격, 검사 살해 시도 등 범죄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전날 이들을 이감하는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10만 명의 경찰을 동원해 주요 도로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등 PCC의 반발에 대비했다.
지난 2006년 한 차례 이감이 이뤄졌을 때는 PCC가 대규모 보복공격에 나선 바 있다. 당시 공공시설에 대한 공격이 300여 차례 있었고 경비인력 59명과 주민 500여 명이 숨졌다.
세르지우 모루 법무장관은 연방교도소 이감이 이뤄진 후 조직원과 접촉을 막기 위해 면회를 엄격하게 제한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모루 장관이 이탈리아 사법 당국의 마피아 처리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루 장관은 입각하기 전 연방판사 시절 권력형 부패 수사를 이끌면서 '반부패 영웅'으로 떠올랐다. 1990년대 이탈리아 반부패 수사의 영웅인 안토니오 디 피에트로 판사의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 계보를 잇는 인물로 평가되기도 했다.
PCC는 1993년 상파울루 주 타우바테 지역에서 등장했으며, 현재는 전체 조직원이 3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세력이 커졌다.
브라질뿐 아니라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에도 하부조직을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마약 밀거래와 밀수 등을 통해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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