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대법, 카탈루냐 전 지도부 재판…前 부수반 "나는 정치범"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부수반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답변 거부
'반역죄' 해석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 예상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선언을 주도한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자 12명의 재판이 시작됐다.
분리독립 추진을 주도한 인사들이 검사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거부하고 정치범임을 주장하고 나선 가운데, 기소된 죄목인 '반역죄'의 해석을 두고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언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마드리드의 대법원 재판정에서 열린 심리에서 오리올 훈케라스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부수반 등 기소된 12명의 피고인이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년 넘게 구속수감 중인 훈케라스는 결연한 표정으로 "나는 내 행동이 아닌 사상으로 인해 박해받고 있다. 우리가 했던 그 어떤 일도 범죄가 아니다. 주민투표에서 투표하는 것도 범죄가 아니고 독립을 주장하며 평화행진을 하는 것도 범죄가 아니다. 우리는 검찰이 기소한 그 어떤 죄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고 덧붙이고는 변호인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정치범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전했다.
재판부는 훈케라스 등 피고인들에게 카탈루냐어로 말해도 좋다고 허가했지만, 훈케라스는 스페인어로 말했다.
훈케라스는 2017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카탈루냐 독립공화국을 선포하는 과정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스페인 검찰은 그를 '반역죄'로 기소했다. 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나면 훈케라스는 최대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공판에서는 기소된 총 12명의 카탈루냐 분리독립 추진 인사들의 유·무죄와 형량을 판단한다.
훈케라스 등 9명이 반역죄로 기소됐고, 나머지 3명은 불법 주민투표를 추진해 공금을 유용한 혐의, 스페인 중앙정부의 명령에 불복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카탈루냐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뒤 곧바로 벨기에 브뤼셀로 도피해 돌아오지 않고 있는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이번에 기소되지 않았다. 스페인은 형사재판의 궐석 재판을 허용하지 않는다.
쟁점은 '반역죄'에 대한 해석이다. 스페인 형법에 반역죄는 '폭력적이고 공공연한 방식으로 봉기하는 것'이라고 규정돼 있다.
실제로 카탈루냐 분리독립 추진이 자체 주민투표 실시와 거리 집회 등 대부분 평화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검찰과 피고 측 간에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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