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추진 '4∼5개 종목'은?
여자농구·조정은 유력…탁구·유도·카누도 후보 종목
단일팀 종목 확정 후 남북 합동훈련…올림픽 쿼터 확보
(로잔=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북 체육 수장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3자 회동'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협의하기로 하면서 단일팀 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 바흐 IOC 위원장은 15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에서 만난다.
도종환 장관과 김일국 체육상은 이 자리에서 남북 정상이 지난해 9월 19일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천명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와 관련해 유치 의향서를 IOC에 전달한다.
하지만 핵심 의제는 개막이 1년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문제다.
작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경기를 지켜봤던 바흐 IOC 위원장은 '도쿄올림픽 때 단일팀을 어떻게 구성할지 남북이 상의해 오라'고 초청해 이번 3자 회동이 성사됐다.
남북 체육 수장은 그동안 두 차례 남북 체육분과회담과 개성연락사무소 소장 회의, 서신 교환 등을 통해 협의한 단일팀 방안을 풀어놓게 된다.
남북이 도쿄올림픽에서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는 건 4∼5개 종목이다.
도종환 장관은 종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네 종목은 확정됐고, 한 종목은 이번에 논의해서 단일팀 구성을 최종 합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OC와 협의를 거쳐 최대 5개 종목까지 단일팀으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출국에 앞선 인터뷰에서 "이전에 (남북)체육 회담에서 대화했을 때는 4∼5개 종목이었다. 조정과 체조, 여자농구, 하키 등에서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남북은 지난해 노태강 문체부 2차관과 북한의 원길우 체육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남북 체육분과회담에서 양측의 희망을 받아 단일팀 후보 종목을 '8개 내외'로 정했다.
이후 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의 의견 수렴과 남북 실무 접촉을 거쳐 4∼5개 종목으로 압축했다.
남북 단일팀 후보 종목의 조건은 '단일팀 구성 경험이 있거나 국제경기단체가 제안한 종목'이 우선 이고, 아울러 단일팀을 구성했을 때 경기력 향상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여자농구와 조정은 도쿄올림픽에서도 남북 선수들이 '코리아'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여자농구와 조정은 작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나란히 단일팀으로 출전했던 경험이 있다.
여자농구는 특히 중국과 결승에서 65-71로 졌지만 남북 선수가 힘을 모아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조정 역시 아시안게임 때 남자 무타포어와 에이트, 여자 경량급 더블스컬에서 단일팀을 이뤘고, 메달 사냥에는 실패했어도 남북 선수들이 뜨거운 우정과 투혼을 보여줬다.
여자농구, 조정 외에 '원조 단일팀' 종목인 탁구와 작년 세계선수권 때 혼성단체전에 참가했던 유도, 아시안게임 때 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딴 카누, 남북 우애가 좋은 체조 등도 후보 종목으로 거론된다.
탁구는 지난해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에서 여자팀이 단일팀을 이뤄 동메달을 수확했고, 코리아오픈과 그랜드파이널스에선 '남북 오누이 콤비'인 장우진(미래에셋대우)-차효심(북측)이 혼합복식에서 각각 우승과 준우승을 합작했다.
유도는 세계선수권 혼성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카누는 드래곤보트(용선) 여자 500m 금메달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남북 단일팀 종목은 15일 남북과 IOC 간 '3자 회동'에서 결정된다.
한편 남북은 이번에 단일팀 종목이 확정되면 이른 시일 안에 남북 합동훈련을 시작하고, 올림픽 예선부터 단일팀으로 참가해 출전 쿼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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