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 대치' 속 나토 사무총장·러 외무, 금주 뮌헨서 회동
나토국방장관회의, INF 폐기 따른 러 미사일 위협 논의
"유럽에 새 미사일 배치 안해" vs "모든 옵션 고려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서방과 러시아가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이행중단 선언과 러시아의 INF 위반 논란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양측의 고위인사가 금주 회동한다.
유럽과 북미지역 안보를 맡고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옌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13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오는 15, 16일 뮌헨에서 열리는 안보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시작한 나토국방장관회의에서 "뮌헨안보회의에서 라브로프 장관을 만나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가 많은 난제들에 직면해 있는데, 이럴 때일수록 러시아와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일 러시아가 '9M729' 순항미사일(나토명 SSC-8)을 개발·배치함으로써 INF를 위반했다며 INF 이행중단을 선언, 6개월이 지난 오는 8월 2일 INF를 탈퇴하게 된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나토는 미국의 입장을 이해한다며 러시아에 INF 준수를 촉구해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9M729 미사일은 INF 적용대상이 아니라며 러시아는 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미국의 조치에 맞서 러시아도 INF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이에 따라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라브로프 장관 간 회동에선 러시아의 INF 위반 여부 및 폐기 위기에 처한 INF를 살리는 방안을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오는 14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나토국방장관회의에서는 INF 폐기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이행중단 선언으로 INF가 폐기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나토는 INF가 없는 미래에 대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87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간에 체결된 INF는 사거리 500~5천500km를 금지함으로써 냉전종식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INF 폐기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럽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이 촉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나토는 유럽에 새로운 지상발사용 미사일을 배치할 의향이 없다면서 "구체적으로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재래식 무기나 다른 방안 등 광범위한 대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은 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전력 강화를 포함해 어떤 옵션을 배제하는 것은 성급한 것이라면서 모든 옵션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해 스톨텐베르크 사무총장과 이견을 드러냈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도 "장래에 이런(러시아의 미사일)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최선인지에 대해 모든 옵션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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