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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권, 계파대결 양상…비박 결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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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권, 계파대결 양상…비박 결집 '주목'
황교안, 친박·영남 지지 속 '안전 행보'
오세훈, 수도권·합리적 보수 겨냥한 '인파이팅'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자유한국당 당권 레이스는 결국 계파 간 대결 성격이 짙어졌다.
대진표는 황교안·오세훈·김진태 후보의 3파전이지만,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가 두터운 황 후보와 비박·복당파인 오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김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당 윤리위에 넘겨져 최악의 경우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가 결정되면 당대표 후보 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 출발부터 흠집이 갔다.
이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출이 친박계가 물밑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 의원과 비박·복당파의 대표주자로서 김학용 의원이 붙었던 작년 12월 원내대표 경선 양상이 재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에는 친박계가 강한 응집력을 보이며 나 의원이 거의 더블 스코어로 압승을 거뒀다.
공식 선거운동은 14일 시작되지만, 후보등록 전까지 나타난 초반 양상은 원내대표 경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지난달 입당 직후부터 황 후보를 중심으로 친박계가 몰리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대구·경북 등 영남권을 황 후보가 접수한 것 아니냐는 징후가 곳곳에 포착된다.
심지어 오 후보 측 한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힘겨운 승부"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 영남권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의원들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당원들이 먼저 '황 후보가 차기 대표감'이라고 하더라"라며 "탄핵 국면을 거치며 오랫동안 침체한 당 분위기가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모처럼 활력을 얻어 안정감 있는 후보를 찾는 것"이라고 전했다.
황 후보는 앞으로 당이 주최하는 TV토론에 집중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실수에 따른 돌발 변수를 줄이고 현재 판세를 굳히기 위한 '안전 행보'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승부가 일방적인 '황교안 대세론'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차기 대권 잠룡군에 포함된 오 후보가 인물론에서 뒤지지 않고, 또 서울시장을 지냈을뿐 아니라 개혁보수 이미지를 구축해 여론에 민감한 수도권에서 비교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남권에서는 뒤져도 수도권과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앞선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승부라는 얘기다.
오 후보와 같은 복당파에는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당협위원장이 많이 포진한 데다,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도 비박계 당협위원장이 많이 늘어 이들이 친박계에 반기를 들고 결집력을 보일지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이번에 후보등록 보이콧을 선언했던 6명의 주자 중 홍 전 대표와 심재철·정우택·주호영·안상수 의원이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오 후보로 단일화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오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불출마 주자들의 지지를 받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당이 지나치게 우경화하는데 제가 들어가서 그 균형을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을 드리니 다들 순순히 '그게 맞다'고 동의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당은 위기를 맞았지만, 오 후보에게는 기회가 될 개연성도 있다.
서울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황 후보가 안전 운행을 할 때 오 후보가 사즉생의 각오로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합리적인 보수층의 표를 끌어모을 수 있다"며 "5·18 등에 개혁적인 목소리를 내며 차별화를 시도할 때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오 후보는 출마 선언부터 '박 전 대통령 극복'을 앞세우며 황 후보와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함께 비박계가 구심점은 상실했지만, 원내대표에 이어 당권까지 친박계가 거머쥘 경우 차기 총선 공천에서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팽배해 어떤 형태로든 연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친박계 대오는 "황 후보의 접견을 거부했다"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가 나오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부 친박계가 황 후보를 비토하고 '친박 신당'을 차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제기됐다.
디스크로 거동이 불편한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의자를 넣어달라고 했지만, 황 후보가 대통령 권한대행 당시 들어주지 않았다는 일화의 진원지도 친박계였다.
공식 선거운동 하루 전의 동선에도 이 같은 후보들의 전략이 담겼다.
황 후보는 그동안 친박계 지원설에 손사래를 쳤지만, 오후 친박계로 통하는 김태흠 의원의 의정보고회 참석을 위해 충남 보령을 찾기로 했었다. 결속력도 다지고 영남권 밖으로 확장성을 꾀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지만, 이날 오전 돌연 취소했다.
반면, 오 후보는 오전 서울 도봉을에서 핵심 당원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홈그라운드'인 서울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오 후보로서 예상 가능한 행보다.


aayy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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