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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차기 총재 누가 될까…최소 5명 후보 물망
WSJ "佛 드 갈로·쾨레, 獨 바이트만, 핀란드 전현직 중앙銀 총재"
EU 집행위원장 누가 될지가 변수…6월께 판가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유로존이 경기 둔화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 지역 금융·통화정책을 이끌 유럽중앙은행(ECB) 차기 총재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마리오 드라기 현 총재의 임기 종료를 8개월 앞둔 시점에 후임 총재 '비공식' 후보로 최소 5명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유럽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와 핀란드 출신 각 2명, 독일인 1명으로 구성된 후보군은 서로 다른 철학을 지녔으며 이들 중 뚜렷한 선두를 꼽기 어렵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수장 자리를 결정하기에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필립 레인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를 ECB의 새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지명하기로 뜻을 모았고 12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의회 총선이 치러지는 5월 하순을 지나야 유럽연합(EU)의 행정부인 유럽집행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EU 수뇌부 자리가 결정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유럽 경제에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부터 무역전쟁까지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쌓인 환경에서 초저금리와 양적완화(QE)의 향방을 비롯한 ECB의 다음 행보에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있어 시장의 관심은 이미 높아진 상태다.
2011년 선출 당시에는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연방은행) 총재가 선두주자였다가 물러났고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였던 드라기는 독일의 반(反)인플레이션 기조에 발맞출 수 있을지 우려를 씻어내는 데 집중하는 캠페인 끝에 총재직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EU 내 영향력이 가장 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각각 자국에서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반EU 포퓰리즘 약진이 예상되는 유럽의회 총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복잡한 정치 상황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EU 집행위원장에 독일 출신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에 대한 지지를 내비쳐 왔으며 이 카드가 실현되면 프랑스가 ECB 총재 자리를 주장할 수 있다고 WSJ은 분석했다.



프랑스가 고려할 수 있는 ECB 총재 주자로는 프랑수아 빌루아 드 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드라기의 '오른팔' 브누아 쾨레 ECB 이사가 꼽힌다.
이들은 ECB 총재직 도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앞서 ECB 총재와 부총재 자리 모두 프랑스인이 맡았던 적이 있는 만큼 다른 나라에서 프랑스에 또 자리를 내주길 꺼릴 가능성이 있다.
독일의 베버가 포퓰리즘 정당들의 저지로 집행위원장에 오르지 못하면 프랑스인인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가 그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독일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ECB로 향할 수도 있다.
바이트만 총재는 드라기 총재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온 인물로, 메르켈 총리의 지원을 크게 받지는 못했으나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재정경제장관의 지지는 확보했다.



프랑스, 독일 출신 ECB 총재의 대안으로는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와 그의 전임 총재인 에르키 리카넨 등 핀란드인 2명이 꼽히고 있다. 이들 모두 EU 집행위원을 지냈다.
핀란드는 독일처럼 높은 국가 신용등급을 자랑하며 통화정책에는 보수적인 기조를 보인다.
유럽 각국 정부는 ECB 총재 후보를 지명하며 그중에서 각국 재무장관들이 적임자 한 명을 골라 각국 정상들에게 최종 결정을 맡긴다.
최종 결정은 6∼7월께 이뤄지나 그에 앞서 유력 후보가 비공식적으로 낙점될 것으로 전망된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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