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크라운에도 활짝 웃지 못한 '거포' 가스파리니
후위공격 6개-서브 4개-블로킹 3개로 개인 18호 기록
29득점 가스파리니 "승점 3점을 따지 못해 아쉽다"
(인천=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의 외국인 '거포' 가스파리니(25)는 자신의 개인 통산 18번째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고도 활짝 웃지 못했다.
가스파리니는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 2018-2019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후위 공격 6개와 서브에이스 4개, 블로킹 3개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며 29점을 뽑아 3-2 진땀승에 앞장섰다.
트리플크라운은 올 시즌으로는 전체 20호(역대 159호)이고, 가스파리니 개인으로는 통산 18번째다.
'트리플크라운의 사나이'라고 불릴만한 최고의 테크니션임에도 가스파리니는 이날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상대팀 한국전력의 서재덕이 자신보다 1점이 많은 30득점을 기록한 것보다는 대한항공의 주포로서 승점 3점을 딸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는 자책감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3-2로 승리로 승점 57점을 기록해 현대캐피탈, 우리카드(이상 승점 56)를 가까스로 제치고 한 달 만에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3-0 또는 3-1로 이겼다면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지만 1, 2세트를 잡고도 한국전력의 추격에 휘말려 경기가 3-2로 끝나는 바람에 승점 2점을 따는 데 그쳤다.
치열한 1위 다툼에서 치고 나갈 기회였지만 '고춧가루 부대' 명성을 얻은 최하위 한국전력에 진땀승을 거두면서 한 경기를 덜 치른 현대캐피탈에 선두 자리를 내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박기원 대한항공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끝까지 마음고생을 했다"면서 이날 경기 결과에 다소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박 감독은 가스파리니의 활약에 대해서도 "만족스럽지는 않다"면서 "트리플크라운을 했지만 공격력은 더 올라와야 한다"며 분발을 당부했다.
가스파리니 역시 "이겼으니까 좋기는 하지만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면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해 기쁘지만 3, 4세트에 끝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또 이날 29점을 뽑으면서 개인 통산 2천512득점으로 역대 12번째로 2천500득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3, 4세트 흔들린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전력의 서브가 잘 들어와 우리 리시브가 흔들렸다. 한선수 선수가 많이 움직여야 했고, 공격에서도 범실이 많이 나왔다"며 진땀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떤 팀을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일단 금요일(15일) 열리는 삼성화재와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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