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폭탄테러' 배후 콜롬비아 최후반군 인질 잇따라 석방
군인, 헬기 승무원 3명 풀어줘…정부와 평화협상 재개 포석인 듯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최후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이 한 달 전에 납치했던 군인을 석방했다고 카라콜 라디오 등 현지 언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LN은 앙헬 마우리시오 아세베도 상병의 신병을 가톨릭 교계 등이 운영하는 인도주의 활동 단체에 넘겼다.
아세베도 상병은 지난달 7일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 잎 재배지로 유명한 북동부 베네수엘라 국경 지역에서 민간 복장을 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앞서 ELN은 같은 지역에서 납치해 3주가량 억류했던 헬리콥터 승무원 3명을 지난 3일 석방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경찰학교 차량폭탄 테러 사건 이후 대폭 강화된 콜롬비아 정부의 공격을 완화하고 중단된 평화협상 재개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남부에 있는 헤네랄 산탄데르 경찰학교에서 폭발물 80㎏을 실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검문소를 뚫고 영내에 진입한 뒤 터져 운전자와 18∼23세 간부 후보생 20명 등 21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지난해에 보수 성향의 이반 두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경찰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온 ELN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했으며, ELN은 며칠 뒤 "합법적인 전쟁행위"라고 주장하며 배후를 자처했다.
이에 두케 대통령은 ELN에 대한 대대적인 반격과 함께 평화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2017년 시작된 정부와의 평화협상을 위해 쿠바에 머물러온 10명의 ELN 지도자를 쿠바 당국이 체포해 본국으로 송환해달라고 압박했다.
두케 대통령은 ELN이 모든 인질을 석방하고 범죄행위를 중단해야만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ELN은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정당으로 거듭나자 최후 주요 반군이 됐다.
베네수엘라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ELN은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돼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ELN을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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