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이스라엘 대사관 이전 반발하는 이슬람권 '달래기'
터키와 외교장관 회담…"관계 훼손되지 않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가 이스라엘 주재 자국 대사관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강하게 반발하는 이슬람권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에 따르면 에르네스투 아라우주 브라질 외교장관은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을 만나 대사관 이전 배경을 설명할 예정이다.
아라우주 장관은 대사관 이전이 이스라엘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것이며, 이 때문에 이슬람권과 관계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터키 정부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과 함께 브라질 정부에 대사관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 5개국은 브라질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 아랍 국가들은 물론 이슬람권 전체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브라질 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대사관 이전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달 1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대사관 이전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아랍권의 반발이 본격화했다.
지난해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 1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부분적으로 중단했다. 브라질 재계는 이를 대사관 이전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브라질 주재 이브라힘 모하메드 칼릴 알제벤 팔레스타인 대사가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을 면담하고 "대사관을 이전하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브라질은 물론 전 세계에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대사관 이전 계획 취소를 촉구했다.
이어 하루 뒤에는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AL)의 재계를 대표하는 기구인 아랍상공회의소연합의 칼레드 하나피 사무총장이 모우랑 부통령과 테레자 크리스티나 농업장관을 만나 "브라질 대사관이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가면 아랍권이 모든 브라질산 제품을 보이콧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와 기독교뿐 아니라 이슬람에서도 성지로 간주한다.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6일 전쟁)에서 승리해 팔레스타인을 내쫓고 점령한 곳으로 국제법상 어느 나라 영토도 아니다.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을 미래의 수도로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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