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서 카타르 축구유니폼 입은 영국인 체포"
UAE 정부 "허위 신고로 공무집행 방해…재판 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축구대회 기간 카타르 대표팀의 유니폼 상의를 입은 영국인이 체포됐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리 이사 아흐메드라는 영국 국적의 26세 남성은 지난달 22일 UAE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카타르와 이라크의 경기를 관람했다.
이 남성은 카타르를 응원하려고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보다 체포돼 구타까지 당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그는 체포 9일만인 지난달 31일에서야 친구에게 전화할 수 있도록 허락받았다.
그의 전화를 받은 친구는 가디언에 "아흐메드는 단지 축구 경기를 봤을 뿐인데 카타르를 응원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맞았다"며 "확실하지는 않지만 체포된 뒤 잠시 풀려난 것 같은데 경찰에 맞았다고 신고하려고 경찰서에 갔다가 경찰에 거짓말한다는 혐의로 (다시) 붙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UAE는 2017년 6월 카타르가 이란과 우호적이고 테러조직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단교했다.
단교 이후 UAE 정부는 인터넷 등을 통해 카타르를 두둔하거나 동정심을 표하는 행위를 '사이버 범죄'로 규정하고 최고 징역 15년과 벌금 13만6천 달러(약 1억5천만원) 중형을 선고한다고 경고했다.
당시 UAE 검찰청장은 "카타르에 경도됐거나 그들의 입장에 동의를 표하는 행위, (단교와 관련한) UAE의 정책을 반대하는 행위를 엄단하겠다"며 "인터넷뿐 아니라 출판, 영상물, 구두 발언도 모두 해당한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아흐메드는 UAE에서 카타르를 응원하는 행위가 범죄인지 모른 채 카타르팀 유니폼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 보도와 관련, UAE 정부는 6일 낸 보도자료에서 "아흐메드는 (영국 국적뿐 아니라) 수단 국적도 보유한 사람으로, 샤르자 에미리트의 경찰서에 UAE 응원단에게 공격당했다고 신고했다"며 "경찰이 그를 병원에서 검진했지만, 그 결과 진술과 어긋나고 혼자서 다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후 아흐메드는 경찰에 허위로 신고해 경찰관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자인했다"며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24일 기소돼 현재 재판 중이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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