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짝하니 닷새가 후딱"…늘 아쉬운 연휴 마지막 날
두손 가득 '고향의 情' 들고 귀경 행렬…"이제 다시 일상으로"
서울 도심 나들이객 '북적'…상행선 정체 자정께 해소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김철선 기자 = 닷새간의 설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시민들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귀경길에 올랐다.
경기도에 있는 외갓집을 방문하고 서울에 올라온 직장인 송모(25) 씨는 "설 연휴가 너무 빨리 지나가 마음이 심란하다"며 "진심으로 오늘 하루가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북 익산에서 귀경길에 오른 직장인 김근태(26) 씨는 "연휴가 길어서인지 다시 일터로 돌아가기가 더 힘들다"면서도 "목요일, 금요일 이틀만 지나면 다시 주말이니 버텨봐야겠다"고 말했다.
서울역, 용산역 등 기차역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남부터미널 등지는 두 손에 고향 집에서 챙겨온 짐꾸러미를 들고 상경한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날 고향 전북 임실에서 귀경길에 올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대학생 안성용(26) 씨는 "서울에서 끼니를 잘 챙겨 먹으라고 어머니께서 여러 반찬거리와 미숫가루, 과일 등을 한가득 챙겨주셨다"며 환히 웃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8) 씨는 "설 연휴가 비교적 길어서 여유 있게 울산의 고향 집과 아산 처가에 다녀왔다"며 "다행히 미리 KTX 표를 구해둔 터라 아이들 둘을 데리고도 편안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고향 집과 처가에서 이런저런 음식을 싸준 덕분에 한동안 반찬 걱정은 없겠다"며 뿌듯해했다.
일찌감치 귀경길에 올랐거나, 계속 서울에 머물었던 시민들은 포근한 날씨에 나들이를 가거나 영화를 보는 등 문화생활을 즐기며 아쉬움 속에 연휴 마지막 날을 보냈다.
이날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0.1도, 낮 최고기온은 9.3도로 포근했다. 다만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나쁨' 수준을 보였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난 직장인 허모(38) 씨는 "서울이 고향이라 이동하는 곳 없이 서울에서 연휴를 보냈다"며 "보통 연휴가 길면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관광객들이 많을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은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고향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서 미뤄왔던 일을 하거나 취업 준비를 하며 연휴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은행업에 종사하는 직장인 안모(26) 씨는 "직장 일 때문에 미뤄왔던 라식 수술을 연휴 때 했다"며 "수술 후에 밝은 빛을 보면 안 된다고 해서 서울 집에서 불 끄고 사흘 내내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대학생 윤모(24) 씨는 "오는 주말에 입사 필기시험이 있어 연휴 내내 도서관을 다녔다"며 "평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도서관에 사람이 줄어든 것 정도였다"고 전했다.
연휴 마지막 날 고속도로 상행선에 귀경길 행렬이 몰리며 일부 구간에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전국 고속도로 서울 방향 203㎞ 구간에서 차들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행선 정체 구간은 23㎞로 비교적 원활한 수준이다.
한국도로공사는 "귀경길 정체는 오후 3∼4시께 절정에 이른 뒤 점차 정체가 풀리고 있으며, 자정께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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