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가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사용할 버스를 확보하기 위해 일선 학교에 여름 수련회 등 행사의 일정을 조정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작년 7월 교육 관련 부처인 문부과학성을 통해 전국 학교에 버스를 사용하는 행사의 시기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직위가 선수단 수송 등에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는 버스는 하루 2천대 정도인데, 도쿄의 버스 회사들이 만든 '도쿄버스협회' 회원사들이 확보한 버스는 모두 1천400대 수준이다.

올림픽·패럴림픽 기간 중 각 학교의 연례 여름 행사가 몰려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모두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쿄올림픽은 7월24일~8월9일, 패럴림픽은 8월25일~9월6일 열린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은 학교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수련회를 많이 개최하는 기간이어서 학교들에 의한 버스 수요가 높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뜨거운 고교야구 고시엔(甲子園)대회도 이 기간에 열려 단체 응원을 위해 버스를 대절하는 학교들도 많다.
조직위가 학교들에 행사 시기를 조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도쿄의 한 구(區) 교육당국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여름 수련회는 학생들 가정 내 사정을 고려할 때 시기를 변경하는 것이 어렵다"며 "오히려 학교 중에서는 올림픽 때문에 버스를 확보하지 못해 (수련회 등의) 행사를 못 열게 될까 봐 불안해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이와 관련해 "미리 버스 수요를 예측할 수 있었을텐데 학교들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국가가 올림픽을 위해 지나치게 국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조직위는 앞서 작년 7월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참가할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면서 국공립 및 사립대와 전문대에 공문을 보내 학교측에 수업 일정 변경을 요구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또 최근에는 도쿄도(都)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기간 핵심 도로망인 수도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대폭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 비난 여론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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