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최다 6번 우승' 브래디, 다음 시즌에도 뛴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45세까지 현역 고수 목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나이 앞에는 장사가 없다지만 미국프로풋볼(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42)만은 예외였다.
뉴잉글랜드는 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3회 슈퍼볼에서 로스앤젤레스 램스를 13-3으로 격파하고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 21세기 들어 거둔 우승이다. 2000년 브래디가 새롭게 팀의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뉴잉글랜드의 찬란한 역사가 시작됐다.
개인 통산 9번째이자 3연속 슈퍼볼에 진출한 브래디는 슈퍼볼을 앞두고 적지 않는 나이 때문에 상대 팀의 집중 표적이 됐다.
램스의 코너백 니켈 로비-콜먼은 "여전히 NFL에서 뛰는 브래디에게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하지만 나이 앞에선 장사가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로비-콜먼은 "지금의 브래디는 과거 펄펄 날던 쿼터백이 아니다"며 "그는 움직임, 속도, 근력 등에서 전성기 시절과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로비-콜먼은 브래디의 나이가 슈퍼볼에서 그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두 팀 합계 16득점으로 슈퍼볼 역대 최소 득점 기록을 새로 쓴 올해 슈퍼볼에서 브래디는 전성기 때의 기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첫 패스를 인터셉트 당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브래디는 이날 경기 끝까지 단 하나의 터치다운 패스도 뿌리지 못했다.
패스 35개 중 정확하게 연결된 것은 21번. 브래디는 262 패싱 야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운명의 4쿼터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브래디는 줄리언 애들먼, 랍 그론코우스키 등을 활용해 4연속 패스에 성공하며 상대 골라인 바로 앞에 밥상을 차렸다.
결국 뉴잉글랜드는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러닝백 소니 미셸의 2야드 러싱 터치다운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브래디는 개인 통산 6번째 정상에 오르며 NFL 최다우승 선수 1위로 올라섰다. 또한 페이튼 매닝을 제치고 역대 최고령 우승 쿼터백이 됐다.
브래디는 세계적인 톱 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으로도 유명하다. 각종 남성 잡지와 향수 광고의 단골 모델로 등장하며 어지간한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그의 화려한 이면에는 최정상에서도 절대 안주하지 않는 연습벌레로서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뉴잉글랜드는 2000년 NFL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미시간대에 재학 중이던 쿼터백 브래디를 지명했다. 전체 199번째, 쿼터백으로서는 6명이 이미 앞서 지명된 다음이었다.
쿼터백치고는 어깨가 약한 편이라 낮은 평가를 받았던 브래디는 짧지만 정확한 송곳 패스로 성공 시대를 열었다.
브래디는 '캐치볼 중독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독한 연습벌레로 유명하다. 철저한 식단 관리로 40대에도 변함없는 기량을 유지한다.
브래디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4천355 패싱 야드와 29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승부처에서 그는 언제나 가장 믿을 만한 선수였고, 이번 슈퍼볼에서도 그랬다.
브래디는 슈퍼볼 우승 이후 진행된 주관 방송사 CBS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시즌에도 뛸 것이냐'는 질문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브래디는 슈퍼볼에 앞서 '이번 경기를 끝으로 은퇴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제로(0)"라며 "주변의 우려와 달리 여전히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에 아직은 그만둘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달라진 것은 없다는 말로 다음 시즌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브래디의 계획은 45살까지 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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