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모욕 무죄' 진보단체 대표, 국가배상 승소…"경찰이 위법"
박석운 진보연대 대표 '경찰관 모욕' 무죄 확정 이어 국가 배상 판결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4년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을 규탄하는 집회 도중 경찰관을 모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박석운(64)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무죄를 확정받은 데 이어 국가로부터 손해배상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8부(황기선 부장판사)는 박 대표 등 3명이 국가와 종로경찰서 전 경비과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들은 공동으로 원고들에게 각각 15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박 대표 등은 2014년 4월 서울 청계광장 인근 인도에서 국정원 시국회의 회원들과 함께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하던 중 천막 설치를 막는 경찰과 승강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박 대표는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에게 "무식한 저…(경찰에)뒷문으로 들어온 거 아니야", "무식한 경찰이 이래가 어떻게 과장까지 됐을까" 등의 말을 해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 대표는 2015년 1심에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이듬해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어진 민사소송에서는 박 대표가 아닌 경찰이 위법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1·2심 모두 인정됐다.
재판부는 "당장 제지하지 않으면 인명·신체에 위협을 미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며 "경찰이 천을 빼앗은 행위는 제지행위의 범위를 넘어선 위법한 직무집행"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회원들이 천을 빼앗는 행위가 법률상 근거나 요건을 갖추지 못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음에도 경찰은 위법한 경찰력 행사를 계속했다"라며 "약간의 주의만 했다면 위법한 결과를 피할 수 있었음에도 결여한 경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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