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2차 정상회담 무대로 굳어진 베트남, 발표 앞두고 '기대감'
다낭 개최 유력, 하노이도 가능성…은밀하면서도 분주한 준비 정황
정상들 숙소 후보 특급호텔들 설 연휴 이후 월말까지 예약 안 받아
베트남 北대사관 게시판, 김정은 신년사·北 발전상 사진으로 교체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이달 말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사실상 굳어진 가운데 현지에서는 임박한 최종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또 유력한 개최 후보지로 거론되는 다낭에서 당사국들이 은밀하면서도 분주하게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수도 하노이에서도 민족의 명절인 설 연휴를 앞두고 외교라인을 중심으로 바삐 움직이는 모양새다.
1일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무부 실사팀에 이어 베트남 외교부 관계자들이 다낭의 특급호텔들을 다녀갔다.
대규모 외국 대표단을 맞이할 수 있는 객실과 회담장을 미리 확보해두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관계자들의 답사는 극비리에 이뤄졌다. 겉으로는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없을 정도였다.
다낭이 무대가 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H 호텔과 I 호텔도 아직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객실 예약을 받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을 수 있다는 소문이 도는 C 호텔만 설 연휴 이후 예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해온 한 교민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서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도 말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다낭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지역 사회와 교민 사이에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하노이에 있는 베트남 외교부도 설 연휴를 목전에 두고 있지만, 회의를 거듭하는 등 물밑 작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하노이에서 열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 후보 1순위로 꼽히는 J 호텔은 설 연휴 직후부터 월말까지 객실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당국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것은 없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객실 등을 확보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노이에 있는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은 최근 건물 외벽 홍보판에서 남북정상회담 기념사진을 모두 빼고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하는 모습과 북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교체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기에 앞서 김 위원장의 치적을 홍보하기 위한 게 아니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베트남 외교부 관계자는 "아직 북미 정상회담이나 김정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과 관련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윤상호 하노이한인회장은 "우리나라가 투자를 많이 한 베트남에서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면 더없이 좋겠다"면서 "그렇게 되면 우리가 중간에서 할 역할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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