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의회서 홀로코스트 생존자 "극우·극좌에 반유대주의 퍼져"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연방하원에서 31일(현지시간)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학살) 유대인 생존자가 반(反)유대주의의 확산을 경고했다.
86세의 역사학자인 자울 프리드랜더는 이날 연방하원에서 연설을 통해 "반유대주의는 극우와 극좌 모두에 퍼지는 재앙"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이 새로운 수준에 달했다"고 말했다.
1930년대 체코에서 자란 프리드랜더는 나치 시대에 부모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프리드랜더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가톨릭 기숙학교에 몸을 피해 생존했지만, 그의 부모는 스위스 국경 인근에서 나치에 붙잡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보내졌다.
병을 앓던 그의 아버지는 아우슈비츠에 도착하자마자 가스실에서 목숨을 잃었고, 어머니는 3개월간 노역을 하다가 숨졌다.
그의 부모와 함께 아우슈비츠로 이송됐던 1천 명의 유대인 가운데, 살아남은 이는 4명에 불과했다.
독일 의회는 매년 1월 27일인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 직후 특별회기를 열어 홀로코스트 생존자를 초청해 연설을 들어왔다.
이날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은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것은 나치 시대로부터 얻을 수 있는 본질적인 교훈 중 하나"라며 "인간 존엄성이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대인에 대한 공격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면서 "독일에 사는 유대인들에 대한 반유대주의 사건들이 증가하고, 유대인들이 독일을 떠나기를 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매일 삶 속에서 반유대주의와 인종차별, 모든 종류의 차별을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연설에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참석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