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댐 붕괴 사망 100명 육박·실종 259명…관리부실 '인재'(종합)
790개 광산 댐 관리 인력 35명…폭우·악취 등으로 수색작업 난항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에서 발생한 댐 붕괴사고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이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브라질 당국은 30일 저녁(현지시간)에 발표한 자료를 통해 지금까지 9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실종자는 259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57명은 신원이 확인됐다.
브라질 소방대와 군·경찰에 이스라엘 군인들까지 합류한 가운데 수색작업이 이날까지 6일째 계속됐으나 지난 주말부터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 수만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방대 관계자는 "아직 실종자 수색작업을 중단할 단계는 아니며 여전히 생존자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댐 붕괴로 워낙 넓은 지역이 침수된 데다 사고 현장에 간헐적으로 폭우가 내리고 악취가 매우 심해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를 두고 허술한 안전관리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언론은 국립광업관리국(ANM)의 자료를 인용해 현재 브라질에는 전국적으로 790여 개의 광산 댐이 있으나 이를 감시·감독할 당국의 전문 인력은 35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댐 안전성 관리는 해당 업체가 자체적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애초 철저한 감시·감독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 전문가들은 "이런 시스템이라면 댐 붕괴 위험을 사전에 감지하기 어렵다"면서 관리 체계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브라질 정부가 붕괴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진단된 댐 3천여 개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문가들은 광물 찌꺼기와 건설자재 등이 쌓여 있어 붕괴 시 대규모 재난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댐이 2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립물관리국(ANA)은 지난 2017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광산개발업체 발리(Vale)가 소유·관리하는 댐 가운데 최소한 3분의 1이 붕괴로 대규모 인명·환경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법당국은 전날 발리 사와 엔지니어링 외주업체 직원 등 5명을 체포하고 댐 붕괴사고와 관련한 증거를 찾기 위해 이들 업체에 대해 압수 수색을 했다.
검찰·경찰 관계자는 수사를 통해 과실이 드러나면 발리와 외주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처벌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미우톤 모우랑 부통령은 각료회의에서 발리사 경영진 퇴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경영진 거취는 이사회에서 결정될 사안이지만, 현 이사진이 대부분 친정부 인사들로 구성돼 있어 경영진이 퇴진 압박을 견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5일 댐 붕괴사고 이후 상파울루 증시에 상장된 발리의 주가는 지난 28일 24% 넘는 폭락세를 나타냈으나 전날과 이날은 반등했다.
발리의 시장가치는 28일 하루에만 710억 헤알(약 21조1천200억 원) 줄어들었으며, 이는 상파울루 증시 사상 역대 최대 규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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