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권조약 낡았다" 발언에 야당 반발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이 여섯 번째 의회의 불신임 투표에 직면했다.
30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헤르베르트 키클 오스트리아 내무장관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유럽인권조약을 "매우 낡은 것"이라고 비판했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키클 장관은 범죄를 저지른 난민을 추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럽연합(EU) 규약을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유럽인권조약과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이같이 말했다.
현행 EU 규정은 중범죄를 저질렀을 때만 난민을 추방할 수 있게 돼 있는데 키클 장관은 "매우 낡고, 지금과는 다른 환경에서 만들어진 이상한 법률적 제약들에 관해 토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률이 정치를 따라야지 정치가 법률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말까지 했다.
키클 장관은 오스트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 자유당 몫으로 입각했다.
자유당은 2017년 총선에서 사회민주당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나 다수당인 우파 국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사민당의 알프레드 놀 의원은 "내무장관이 법치 원칙에 반하는 폭탄선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사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유럽인들이 누리는 기본권이 국가사회주의가 저질렀던 잔혹한 행위들에 맞서면서 발전해왔다며 키클 장관에 대한 불신임 투표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파멜라 렌디 바그너 사민당 대표는 "유럽인권조약은 전쟁과 폭력, 파시즘에 대한 명백한 거부이며 그 가치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키클 장관은 지난해 경찰력을 동원해 극우 단체들을 내사하는 국가정보기관을 압수수색하고, 정부 비판적인 언론은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논란 때문에 다섯 차례 불신임 투표 대상이 됐으나 자리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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