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옹호 웹사이트 설립자에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 적용
중국 법원, '민생관찰' 설립자 류페이웨에 징역 5년형 선고
인권 전문가 "반체제 인사 억압하기 위해 사법제도 악용"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옹호 웹사이트인 '민생관찰(民生觀察)'을 설립해 운영하던 류페이웨(劉飛躍)가 '국가권력 전복 선동'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쑤이저우(隨州)시 중급인민법원은 29일 류페이웨에게 국가권력 전복 선동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AF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재판 참관을 허가받은 류페이웨의 가족 한명에 따르면 류페이웨는 재판 말미에 "이것은 정치적 박해다"라고 소리쳤다고 통신은 전했다.
류페이웨의 어머니 딩치화 씨는 "판결은 부당하다. 그것은 정치적 박해다. 아들에게 국가권력 전복을 선동했다는 죄를 씌웠는데 아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단지 탄원하는 사람들을 도왔을 뿐이다"고 말했다.
류페이웨는 지난 2006년 인권옹호 웹사이트인 민생관찰을 설립해 운영하다 2016년 11월 공안에 체포돼 형사구금됐다.
민생관찰은 대다수의 중국 미디어들이 다루지 않는 인권 박해, 시위, 공안의 권한 남용, 정부의 부정부패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다뤄왔다.
특히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정신병원에 수용해 탄압한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홍콩에서 활동하는 중국 인권 단체인 '중국인권옹호자들'(CHRD)에 따르면 류페이웨는 체포된 뒤 6개월가량 변호인 접견을 할 수 없었다.
중국 공안 당국은 가족이 선임한 변호인의 접근을 막거나 류페이웨의 자백을 설득해달라고 가족에게 압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CHRD은 전했다.
류페이웨에 대한 판결은 중국의 인권변호사 왕취안장(王全璋ㆍ42)이 '국가권력 전복' 혐의로 4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톈진(天津)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왕취안장에게 '국가권력을 전복하려 한 죄'를 적용해 징역 4년 6개월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산둥(山東)성 출신인 왕취안장은 지하교회 사건, 토지 수용, 파룬궁(法輪功)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변론을 맡아온 인권변호사다. 그는 '709 검거' 당시 체포된 인권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다.
709 검거는 중국 당국이 2015년 7월 9일부터 약 250명에 달하는 인권변호사와 활동가들을 국가권력 전복 혐의 등으로 체포한 사건을 말한다.
국제앰네스티 홍콩지부의 패트릭 푼 중국 담당 연구원은 류페이웨에 대한 5년 징역형 선고에 대해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들을 억압하기 위해 어떻게 사법제도를 악용하는지를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재판은 국제적인 기준에 맞는 정당한 절차가 없이 진행됐기 때문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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