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배추·무 가격…정부, 추가 시장격리·산지폐기
재배면적 늘고 날씨 좋아 공급과잉…수요감소 겹치며 '삼중고'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배추·무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약세가 이어지자 정부가 시장격리와 산지폐기 조치를 강화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월동 배추·무의 가격 안정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의 추가 수급 안정 대책을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식품부는 "연초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생육이 지나치게 빨라 추가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며 "생산 증가와 소비 위축 등으로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배추 2만5천t·무 2만8천t을 시장 격리했던 농식품부는 이번에 추가로 배추 4만6천t과 무 2만t을 시장 격리하기로 했다.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보이는 다음 달 기상 전망과 최근 소비 추세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공급량을 조절하겠다는 의지다.
배추는 두 차례로 나눠 산지폐기하고, 무는 채소가격안정제를 활용해 사전에 재배면적을 조절한다.
이와 더불어 설 성수기를 맞아 전국 500여개 농협 관련 매장에서 배추·무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배추 요리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홍보하는 등 판촉도 강화하기로 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월동배추는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1.7% 늘어난 데다가, 날씨가 좋아 단위면적당 수확량마저 7% 증가했다. 생산량이 평년 30만9천t보다 8.9% 많은 33만6천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동무 역시 재배면적이 평년보다 13.3%나 늘어, 생산량이 평년 33만1천t보다 5.4% 증가한 34만9천t으로 관측됐다.
농식품부는 "김치 업체의 사전 저장량 증가와 김치 수입량 증가 등으로 월동 배추·무 수요까지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최근 가격은 평년보다 크게 낮고, 출하 대기 물량도 많아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배추 포기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11월 1천690원에서 지난달 1천237원을 거쳐 이달 하순에는 평년보다 51%나 떨어진 936원을 기록 중이다.
무 개당 도매가격은 지난해 11월 613원에서 지난달 753원으로 소폭 올라갔고, 이달 하순 들어서는 787원까지 오르는 등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평년보다 26.7%나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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