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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통했다…연초 극장가, 한국영화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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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통했다…연초 극장가, 한국영화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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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통했다…연초 극장가, 한국영화 신바람
'극한직업' 흥행 돌풍…'말모이' '내 안의 그놈'도 손익분기점 넘어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국영화들이 모처럼 흥행 신바람을 낸다.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세 편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으며 영화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이다.
흥행 원동력은 웃음이다. 심각한 고민과 갈등보다는 마음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앞세운 점이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코믹 수사극 '극한직업'은 개봉 닷새 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3일 개봉 당일 36만8천명 동원하며 역대 1월 개봉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세우더니 개봉 3일째 100만명, 4일째 200만 돌파, 5일째 300만명을 넘겼다. 손익분기점인 230만명도 일찌감치 뛰어넘었다.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인 '7번방의 선물'은 물론이고 1천만 영화인 '베테랑'과 '도둑들', '변호인'보다도 빠른 속도로 300만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주말(26~27일) 좌석 점유율 61.1%, 매출액 점유율은 78%에 달했다. 극장을 찾은 10명 중 8명가량은 이 영화를 봤다는 의미다. 전체 스크린 수는 1천977개로, 상영횟수는 1만여회에 달한다. 사실상 '극한직업' 천하다.
극장가는 이런 흥행 속도가 설 연휴까지 이어질 경우 1천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범죄조직을 잡으려 치킨집을 위장 창업했다가 전국 맛집으로 소문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코믹 수사극이다.
서민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인 치킨과 국내 관객이 가장 선호하는 범죄 장르를 맛깔나게 버무린 점이 주효했다.

'스물' '바람 바람 바람' 등을 통해 '말맛 코미디' 진수를 보여준 이병헌 감독은 이번에도 제대로 장기를 발휘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와 같은 대사는 중독성을 띠며 유행어가 될 조짐도 보인다.
류승룡,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공명 등 배우들의 찰떡 호흡도 호응을 끌어냈다. CGV 관람객이 매기는 평점인 CGV 골든에그지수는 97%로 최상위권이다. 관객들은 CGV 게시판에 "5명의 코믹 박자가 완벽하다", "너무 웃어서 울다가 나왔어요" 등의 감상평을 올렸다.
윤성은 영화 평론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빵빵 터지는 코미디와 액션이 상당한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평론가는 아울러 "영화에는 은퇴한 뒤 치킨집을 차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비애도 담겨있다"면서 "경찰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극한직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의미 있게 다가온 것 같다"고 평했다.

올 초 개봉한 다른 한국영화들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우리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조선어학회 회원들의 숭고한 활약을 그린 '말모이'(엄유나 감독)는 누적 관객 265만명을 기록, 손익분기점(270만명)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조폭 출신 엘리트 기업가와 왕따 고등학생이 몸이 바뀌는 내용을 다룬 '내 안의 그놈'(강효진 감독)은 187만명을 동원,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세 영화 모두 웃음과 감동이 적절히 녹아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대형 배급사 관계자는 "심각한 고민이나 갈등보다는 편안한 코미디가 관객을 사로잡은 것 같다"면서 "동료애나 가족애 등 따뜻한 정서가 담겨있는 점도 호응을 끌어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량감을 주는 '사이다' 같은 결말도 빼놓을 수 없다"며 "관객들에게 현실의 고단함을 덜어낼 수 있는 휴식을 준 점도 흥행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국영화계도 조금씩 활력을 되찾는 분위기다. 지난해 추석과 연말까지 100억 원대 제작비가 들어간 한국영화 대작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위기론'이 팽배했다. 지난해 한국영화 점유율은 50.9%로 2011년부터 8년 연속 과반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2014년(50.1%)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견 배급사 대표는 "영화계 플레이어들이 위축되고 긴장하고 불안해하던 이때 '극한직업'이 엄청난 흥행력을 보여주면서 자본에도 여전히 한국영화 산업이 매력이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dy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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