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3.06

  • 17.30
  • 0.69%
코스닥

692.00

  • 1.15
  • 0.17%
1/3

'잊히지않는 기억'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反유대·극우확산 경고(종합2보)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잊히지않는 기억'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反유대·극우확산 경고(종합2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등에서 추모 행사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김승욱 기자 =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인 27일 과거사를 기억하기 위해 남겨진 유대인 강제수용소 등 전 세계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홀로코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과정에서 나치 독일이 유대인 600만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유대인뿐만 아니라 집시와 폴란드인 등이 집단으로 나치에 살해당했다.
1945년 1월 27일 옛 소련군에 의해 갇혀있던 유대인이 해방된 아우슈비츠에서는 74년이 지난 이날 오후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 등 정부와 의회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으며, 아르민 라쉐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총리가 이끄는 독일 대표단도 참석해 '처형의 벽' 앞에 헌화했다.
추모객들은 당시 유대인이 입던 수용소 복장을 형상화한 줄무늬 스카프들 두르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홀로코스트의 책임은 나치가 아닌 히틀러의 독일에 있다"며 "히틀러의 독일은 파시즘을 주입했으며 모든 악이 여기서 나왔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발언은 홀로코스트와 폴란드의 관련을 부정하는 '나치 부역 부정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홀로코스트에 자국이 관여했다고 비난하면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최대 징역 3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나치 부역 부정법'을 제정했으나, 이스라엘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징역형 조항을 삭제했다.
이 법의 근간에는 폴란드 역시 독일 점령의 피해자이며 일부 폴란드인들의 나치에 대한 부역은 생존적 차원의 불가피한 수동적 협력이라는 주장이 깔려있다.
라쉐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는 "아우슈비츠는 인간 최악의 본성이 발현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과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는 반드시 후대를 위한 경고와 의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우슈비츠 수용소 밖에서는 수십명의 극우 시위대가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집회를 주도한 '폴란드 독립운동'의 피오트르 리박은 "이스라엘은 폴란드의 역사를 바꾸려고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폴란드의 애국자는 이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야드 바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여기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추축국이었던 이탈리아의 엔초 모아베르 밀라네시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유대인의 상징문양인 '다비드의 별'이 내걸린 빈 트램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시내를 돌아다녔다.



유럽연합(EU)의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전보다 더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며 "우리는 역사를 바꿀 수 없지만, 미래 세대가 다시는 이런 견딜 수 없는 공포를 목도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전날 주간 팟캐스트를 통해 "모든 사람은 인종주의와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인내력 제로'를 보여줘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오늘날 사람들은 과거 사람들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야 하고, 우리는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여러 종류의 반유대주의가 출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재무장관은 일요지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의 잔학성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젊은 세대들이 과거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지 않는 데다, 홀로코스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경고하면서 "국가주의와 극우세력이 홀로코스트를 경시한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극우세력이 탄력을 받으면서 반유대주의 정서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독일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41%가 반유대주의의 희생자라고 답변했지만,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11개국에서는 평균 유대인의 28%만이 이런 답변을 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지난해 반유대주의 커미셔너 직을 신설했고, 반유대주의 범죄를 기록하는 기관도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은 이날 홀로코스트 생존자와 독일인 자원봉사자를 만나 "유대인에 대한 나치의 범죄는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면서도 독일인과 유대인 간 화해의 노력을 높이 샀다.
이날 이스라엘에서 발간된 나치 범죄에 대한 연례보고서에서는 홀로코스트의 전범들을 조사하고 기소하려는 독일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로이터제공]


lkbin@yna.co.kr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