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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 "익산으로 이주…닭치고 음악 할거예요"
다음 달 익산 예술의전당서 콘서트…"닭농장 분양받아 유정란 생산"
"지역 뮤지션과 커뮤니티 만들어 투어도 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 리아(본명 김재원·44)가 전북 익산에 둥지를 틀었다. 전세로 아파트를 마련해 이사한 뒤 지난달 26일 전입 신고를 마쳤다. 유행처럼 제주로 이주한 문화예술인은 많지만, 32대째 서울에 산다는 그가 아무 연고도 없는 익산으로 간 이유는 뭘까.
최근 전화로 만난 리아는 "예전에 남동생이 대학 시절을 이 지역에서 보내 지인들이 있을 정도로 제게도 익숙한 곳"이라며 "여기서 닭치고 음악 해요"라고 유쾌하게 웃었다.
'닥치고 음악 한다'는 뜻이냐고 묻자 '닭이'(달기)라며 연음으로 고쳐 말했다.
"인근에 방목으로 닭을 길러 유정란을 생산하는 농장이 몇 군데 있어 일부분을 작게 분양받아 보려 해요. 토종닭이 지네를 잡아먹으려면 대나무 숲이 필요한데, 야생동물이 펜스를 뚫고 들어와 닭을 해치기도 하고, 알 생산량도 적다고 하더라고요. 유정란을 생산하면 베이커리를 배워 빵을 만들어 보려고요. 어쩌면 빵집을 할지도 모르겠네요. 하하."
생기 넘치는 톤으로 쉼없이 말하던 그는 "마흔살이 넘으면 조용한 시골에서 살아야지 생각했다"며 "서울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다가 남동생이 어머니와 합하면서 처음으로 독립이란 걸 하게 됐다. KTX를 타면 50분 거리여서 서울과도 가깝다"고 설명을 더했다.


리아의 이주 소식에 그곳에 사는 지인은 신고식 같은 공연을 제안했다.
그는 다음 달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익산 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바람이 분다'란 타이틀로 공연을 펼친다. 자신의 바람 같은 인생 이야기와 노래를 관객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무대다.
1997년 1집 타이틀곡 '개성'으로 데뷔한 지 올해로 22년. 리아는 록과 블루스, 발라드는 넘나드는 음악성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1998년 2집의 '고정관념'과 3집의 '눈물' 등을 히트시키며 디바로 떠올랐다.
그러나 4집과 5집을 내는 과정에서 소속사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2008년 6집의 '힘을 냅시다'를 내고는 음반 활동 주기가 길어졌다. 이후 그는 중부대학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로 강단에 서고, 바른음원협동조합 등 음악 단체 일을 하면서 드라마 OST를 다수 불렀다. 데뷔 20주년이던 2017년 싱글 '홍역'을 내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시나위의 신대철, 힙합 1세대 뮤지션 MC메타, 펑크록 밴드 크라잉넛 등이 출연하고 작곡가 윤일상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리아는 자리가 잡히면 익산을 중심으로 인근 실력 있는 밴드 뮤지션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고, 함께 여러 도시를 다니는 투어 문화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이런 구상을 한 것은 여러 지역 대회 심사를 하고 공연 차 방문하면서 좋은 뮤지션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고교 시절 매료된 밴드 문화에 대한 향수가 떠올라서다.
"예전엔 부산, 인천 어떤 밴드가 유명하다고 소문날 정도로 밴드 문화가 있었어요. 저도 고교 때 메탈 프로젝트 밴드 동호회가 몇달에 한 번씩 연합 공연을 하면 교복 입고 가서 코러스를 했죠. 지금은 그 문화가 다 없어졌어요."
그는 "1년 정도 닭을 치면서 이 지역 음악 하는 분들을 찾아보고 커뮤니티를 만들어 옛날처럼 함께 부산, 인천 가서 공연하면 좋을 것 같다"며 "서울의 인디 밴드도 홍대 클럽 외에는 공연할 데가 많지 않다. 신대철 선배와 얘기하며 여러 도시를 다니는 연합 공연을 해보자고 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 공연을 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문화예술 커뮤니티에도 관심을 둬 시인 안도현, 소설가 황석영·정도상 등 인근 지역에 살거나 집필 차 드나드는 문인들과 교류하며 조언도 구할 생각이라고 했다.
"아버지의 어린 시절 친구 분인 황석영 선생님은 소설을 쓰러 내려오셨다고 해서 한번 인사를 드렸어요. 아직 뵌 지 얼마 안 돼서 구체적인 얘기를 못 드렸지만, 선생님들께 조언을 구할 생각이에요."
그는 정착 과정이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를 수도 있지만, 새 터전에서 뭔가를 시작하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낀다고 했다.
"강아지 한 마리와 내려와 지금은 완전 백수예요. 하하. 시간을 많이 빼앗기는 대학 강의 보다 어린 친구들 레슨을 하면서 제 싱글 작업도 할 겁니다. 지금으로선 여러 구상이 제 포부지만 의욕을 갖고 해보려고요."
mim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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