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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브라질은 과이도, 멕시코·볼리비아는 마두로…'좌우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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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브라질은 과이도, 멕시코·볼리비아는 마두로…'좌우 대립'
러시아도 가세해 마두로 지키기…미·러 '파워게임' 번질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정국 혼란이 국제사회의 '좌우 대립' 구도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해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미주 대륙의 우파 정부들이 야권 지도자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반(反) 마두로 포위 전선'을 구축한 반면, 쿠바와 볼리비아 등 좌파 국가들은 '마두로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전통적인 우방인 러시아도 의회 차원에서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고 이번 사태의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고 나서면서 '미-러 파워게임'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시사했다.
베네수엘라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23일(현지시간) 미주 대륙에서는 저마다 좌우로 나뉘어 마두로 정권에 대한 찬반 의사를 나타냈다.
기세를 올린 쪽은 미국을 위시한 우파 국가들이다. 한때 중남미 대륙을 휩쓸었던 '핑크 타이드'(Pink Tide·온건한 사회주의 성향의 좌파 물결)의 퇴조에 따라 우파 정부들이 수적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대통령..."미국정부와 정치·외교 관계 단절"/ 연합뉴스 (Yonhapnew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 "나는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한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헌법을 발동해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이라고 선언했고 따라서 대통령직은 공석"이라고 공식 선언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역시 성명을 통해 "미국은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새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며 베네수엘라 헌법 제233조에 따른 역할을 맡겠다는 그의 용감한 결정을 강력히 지지한다"라며 힘을 보탰다.
최근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취임한 남미 최대국가 브라질도 뒤를 따랐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를 촉구했고, 브라질 외교부도 성명을 내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아르헨티나, 칠레, 콜롬비아, 페루, 파라과이,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우파 정부는 물론 북미의 캐나다 역시 잇따라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며 마두로 정권을 압박했다.
여기에 유럽연합(EU)도 페데리카 모게리니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사실상 과이도 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하면서 조속한 재선거를 촉구, '반 마두로 전선'에 동참했다.

위세가 크게 줄긴 했지만 중남미 좌파 블록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베네수엘라의 오랜 좌파 동맹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제국주의의 발톱이 남미의 자결권과 민주주의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려 하는 중요한 시기에 베네수엘라 국민과 형제인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리의 연대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트위터를 통해 "'볼리바르 혁명'을 흔들고 무력화하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시도에 맞선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우리의 지지와 연대를 표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 좌파 정권으로 바뀐 멕시코 역시 마두로 정권을 사실상 간접 지지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불간섭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우리는 베네수엘라 헌법에 따라 선출된 대통령을 인정한다"는 이날 헤수스 라미레스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은 마두로 정권의 정통성을 지지한다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역내에서 뚜렷한 열세를 확인한 '친(親) 마두로' 좌파 진영에 든든한 지원군이 된 것은 러시아다. 아직 러시아 정부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지만 의회 차원에서 잇따라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공개 발언이 쏟아진 것이다.
특히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직접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여서 파장이 어디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미국 정부의 정책은 주권 국가에 대한 직접적이며 무분별한 간섭"이라고 비난했다.
안드레이 킬모프 상원 국제문제위 부위원장 역시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또 다른 '색깔 혁명'을 조직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역시 미국을 겨냥했다. 색깔 혁명이란 2000년대 옛 소련권에서 일어난 친서방 정권교체 혁명을 가리킨 말이다.
국제문제위 소속의 블라디미르 자브라일로프 의원도 "우리가 이런 일을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본질적으로 쿠데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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