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3세트 5-1에서 역전패 윌리엄스 "발목 상태는 괜찮다"
매치 포인트 네 번 기회 못 살려…"상대가 워낙 잘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테니스 경기에서 마지막 세트 게임스코어 5-1이라면 승부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상대가 세리나 윌리엄스(16위·미국)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23일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준준결승에서 믿기 어려운 결과가 나왔다.
윌리엄스가 세트 게임스코어 5-1로 앞서다가 내리 6게임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한 것이다. 윌리엄스의 상대는 카롤리나 플리스코바(8위·체코)였다.
플리스코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상 패하고 라커룸으로 들어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며 뜻밖의 결과에 기뻐했다.
게임스코어 5-1로 앞선 윌리엄스는 게다가 자신의 서브 게임이었기 때문에 곧바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또 그는 그 게임에서 40-30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았다.
그러나 이때 서브를 넣다가 한 차례 풋 폴트 판정이 나왔고, 이어서는 경기 도중 왼쪽 발목을 접질리며 윌리엄스의 리듬이 흔들렸다.
플리스코바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곧 이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5-3까지 따라붙은 플리스코바는 다음 윌리엄스의 서브 게임에서는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다시 브레이크에 성공, 5-4를 만들었다.
5-4, 플리스코바의 서브 게임에서 윌리엄스는 다시 매치 포인트를 세 번이나 잡았다. 바로 이 게임에서 15-40으로 더블 매치 포인트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이번에도 플리스코바가 위기를 넘기며 게임스코어 5-5,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게임스코어 5-1 이후 6게임에서 두 선수의 포인트는 플리스코바의 25-8, 압도적인 우위였고 특히 윌리엄스 서브 게임에서는 11-0으로 윌리엄스가 한 포인트도 따지 못했다. 실책 수도 8-0으로 윌리엄스가 훨씬 많았다.
믿기 힘든 갑작스러운 난조 속에 다 잡은 경기에 패한 윌리엄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발목은 괜찮다"며 "상대가 매치 포인트에서 워낙 잘 했다"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는 발목을 접질린 이후 치료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원래 경기 도중 트레이너를 부르는 것을 싫어하고, 당시에는 정말 별 것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최근 메이저 대회 준준결승에서 14연승 중이던 윌리엄스는 2013년 호주오픈 이후 6년 만에 메이저 대회 8강에서 패배를 기록했다.
올해 38세인 윌리엄스는 또 메이저 대회 단식 24번째 우승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메이저 대회 여자단식 최다 우승 기록은 은퇴한 마거릿 코트(호주)의 24회고, 현재 윌리엄스는 23회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다만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만 따져서는 윌리엄스의 23회가 최다 기록이다.
윌리엄스의 최근 메이저 대회 우승은 2017년 호주오픈이다.
2017년 9월에 출산 후 코트에 복귀한 윌리엄스는 엄마가 된 뒤로는 지난해 윔블던과 US오픈 준우승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3월 BNP 파리바오픈이 다음 대회가 될 것 같다고 밝힌 윌리엄스는 "다음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다시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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